두뇌의 수량 비교 능력, 본능일까 학습 효과일까?
두뇌의 수량 비교 능력, 본능일까 학습 효과일까?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3.08.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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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습 상태의 심층신경망에서 수량 정보 선택하는 신경세포 관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pixabay)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pixabay)

(서울=내외방송) 사과가 담긴 두 바구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당연히 더 많은 사과가 든 바구니를 고르는 이 행동은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 효과일까?

정답은 본능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뇌에서 수량을 비교하는 기능이 학습을 통해서가 아닌 스스로 형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백세범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두뇌에서 발견되는 선천적 수량 비교 능력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원리를 설명했다"고 7일 밝혔다.

동물 간 다툼이나 사냥, 먹이 수집 등 여러 상황에서 어떤 물체의 수량 비율이나 차이에 따라 의사결정이나 행동이 달라진다.

두뇌 모사 신경망 모델에서 수량 비교 기능의 자발적 발생을 설명하는 그림.(사진=KAIST)
두뇌 모사 인공신경망 모델에서 수량 비교 기능의 자발적 발생 원리.(사진=KAIST)

연구팀은 두뇌 모사(원본을 베껴 씀)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학습이 전혀 되지 않은 심층신경망 구조에서 시각적 수량 비율과 차이 정보의 인지 기능이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 두 가지 수량의 비율과 차이라는 정보를 비교하는 기능이 하나의 공통적인 발생 원리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초기화된 심층신경망에서 다양한 비율이나 차이가 있는 시각적 수량 정보가 주어졌을 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을 다수 관찰했다.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은 실제 동물 실험에서 관측된 신경 활동 특성과 매우 유사했다. 이를 활용하면 지금까지 보고된 동물들의 수량 비교 행동 특성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수량 비교 기능 세포의 발생 원리.(사진=KAIST)
수량 비교 기능 세포의 발생 원리.(사진=KAIST)

연구팀은 수량 비교 기능이 있는 신경세포 회로 구조의 원리를 계산신경과학적 모델을 통해 설명하고 검증했다.

그물 모양인 신경망에서 발견된 '비율과 차이 선택적 신경세포'의 연결 구조를 분석했더니 특정한 값에 대한 선택성이 신경망 하위 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한 신경 활동(단순 증가, 단순 감소)과 결합을 통해 형성됐다.

이 신경 활동으로 관찰되는 양상에 따라 각각의 수량 비율이나 차이를 인지하는 신경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왼쪽부터)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이현수 박사과정, 최우철 NYU 신경과학과 박사.(사진=KAIST)
(왼쪽부터)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이현수 박사과정, 최우철 NYU 신경과학과 박사.(사진=KAIST)

백 교수는 "이 연구는 학습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겼던 두뇌의 수량 인지와 비교, 연산 기능이 학습이 이뤄지지 않은 초기 두뇌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신경망의 구조적, 물리적 특성으로부터 다양한 선천적 고등 인지 기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 연구에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수 박사과정과 최우철 NYU 신경과학과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Comparison of visual quantities in untrained neural ne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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