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 유사 소재, 넓은 빛 흡수 성질 보여...열에너지 전환
(서울=내외방송) 검정 계열 천연 색소인 멜라닌을 모방해 원하는 위치에서만 접착력을 보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홍선기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멜라닌 형성 과정을 모방해 다기능성 유기(탄소를 함유한 화합물) 색소를 원하는 위치에 국소 형성하는 'PAINT(Progressive Assembly on an Initiator-loaded Template)'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멜라닌은 홍합의 접착 단백질과 유사하게 물 속에서도 접착력이 좋아 표면의 종류와 상관없이 접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멜라닌의 접착성으로 원하지 않는 위치까지 코팅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멜라닌 형성과정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단백질 주형(기둥)의 촉매 활성이 색소 패턴 형성 위치를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국소적으로 촉매가 활성화되도록 1차로 개질된(구조 변경) 표면에서 합성 반응을 유도해 유기 색소를 제작했다. 이 색소는 우수한 접착성뿐만 아니라 주변으로 퍼지지 않고 선택한 위치에만 부착돼 패턴을 형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 색소 패턴은 멜라닌과 유사하게 자외선과 가시광선, 근적외선 영역에서 넓은 흡광(빛을 흡수함) 특성을 보였다.
흡수된 근적외선은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세포 사멸을 유도하거나 엑추에이터(신축성 있는 재료의 부피가 변하면서 만들어지는 압력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기)를 구동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된 PAINT 기술은 범용(여러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접착성을 띠는 소재를 원하는 위치에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멜라닌의 특성인 우수한 흡광 특성, 활성산소 소거 활성, 생체적합성 등을 모사한 유기 신소재가 다양하게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해진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Site-specific fabrication of a melanin-like pigment through spatially confined progressive assembly on an initiator-loaded temp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