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공간, 관객과 예술이 함께 머무는 '마당'으로
미술관 공간, 관객과 예술이 함께 머무는 '마당'으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3.09.19 14: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시립미술관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
김동희 '걸터앉는 암벽'. (사진=수원시립미술관)
김동희 '걸터앉는 암벽'. (사진=수원시립미술관)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관객과 예술이 미술관 공간에서 함께하며 서로 관계하고 작동하는 방식을 조명한 전시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이 19일부터 2024년 1월 28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1,2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동희, 김지영(109), 무진형제, 문서진, 안성석, 양지원, 이혜령, 전유진, 조영주, 천경우 등 총 10명(팀)의 작가의 드로잉, 사운드, 설치, 스코어, 퍼포먼스, VR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총 29점을 선보인다. 

먼저 '인트로:마당'은 김동희, 양지원 작가가 참여해 전시 공간이 되는 미술관을 예술과 관객이 함께 머무는 마당으로 보이는 작업을 통해 쉽게 지나쳤던 미술관의 면면들을 다시 둘러보게 한다.

김동희는 수원시립미술관 자체를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 전시실의 계단을 연장한 단상 <걸터앉는 암벽>, 로비의 카페테리아 기둥을 둘러싼 원형 벤치 <둘러앉는 바위>, 전시장 내부와 미술관 로비의 정사각형 이동식 의자인 <움직이는 돌>에서 관객은 작품에 앉아 산의 경치를 보듯 외벽과 유리창을 올려다보고 주변을 내려다본다.

양지원은 공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드로잉 작업을 진행한다. 2전시실 전면의 높이 9m의 사선 벽에 거대한 하늘을 뜻하는 ‘Ciel’을 그린 연작 벽화작업과, 유리창 및 미술관 로비에 글자와 그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드로잉 방식으로 표현해 언뜻 조용해 보이지만 구름, 바람, 비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하늘을 창조했다.

김지영 '싱잉 노즈'. (사진=수원시립미술관)
김지영 '싱잉 노즈'. (사진=수원시립미술관)

1부 '고요한 소란'에서는 김지영(109), 문서진, 무진형제가 참여해 시각, 청각, 촉각의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잊고 있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거나 낯선 이를 인식하게 만드는 작업을 보여준다.

김지영(109)의 <싱잉노즈>(2023)는 공간 안에서 누군가의 콧노래를 듣거나 관람객이 직접 콧노래를 부르면 녹음장치를 통해 수일 내로 전시실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된다. 

이를 통해 각자의 몸에서 생겨나는 떨림으로 듣는 사람과 부른 사람 서로가 이어지며 콧노래라는 공통의 경험에도 소리와 진동을 느끼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서로 다른 표현방식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탐구한다. 

문서진은 <그의 침묵: 그의 말>(2023)과 <전화번호부 비석>(2022)에서 종이 위에 찍어낸 ‘밥 먹어’, ‘일어나라’와 같은 언어들을 만지며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촉각을 통해 재현하여 우리를 보살피고 길러준 존재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무진형제는 영상작업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2019)와 반복적으로 줄넘기를 하는 청년을 담은 <여름으로 가는 문>(2018)에서 균열과 단절, 비약으로 넘쳐나는 삶 속에서도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는다.

조영주 '휴먼가르텐'. (사진=수원시립미술관)
조영주 '휴먼가르텐'. (사진=수원시립미술관)

2부 '함께 춤추기'는 조영주, 천경우, 안성석이 참여해 관객을 작업 안으로 직접 끌어들인다.

조영주는 매트리스와 같이 푹신한 소재의 조형물을 전시장 내에 설치하고 관람객이 적외선 조명을 쬐며 안거나 누울 수 있는 작품 <휴먼가르텐>(2021-2023)과 퍼포먼스 작업을 영상으로 제작한 <콜레레>를 상영한다. 또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퍼포먼스 <노란 벤자민과의 동거>를 4회 개최한다.

천경우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퍼포먼스 설치 프로젝트 <숨쉬는 마당>(2023)을 선보인다.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한 파일을 미술관에 전달하면 목소리는 빛으로 치환되어 가로와 세로 각 4m의 커다란 흙이 깔린 테이블 위 조명을 통해 비추고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매일 다른 사연으로 교체된다.  

안성석은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2023)에서 영상에 등장하는 다양한 손의 모습과 체온을 상상하며 유리 위 하트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보는 VR 작업을 선보이며 관객은 예술과 함께 상호작용한다.

한편 오는 10월에는 다양한 관객을 포용하고 모두에게 열린 형태의 공간을 고민하는 작가 이혜령이 <유령들로부터>를 진행한다. 미술관을 무대로 한 대본을 관객에게 제공하고 작가와 함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 11월에는 '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 랩'의 대표인 전유진과 심장을 본떠 만든 전자기판회로 위에 전자 부품들을 부착하고 서로의 맥박을 측정하는 체험 워크숍 <PCB 조립 워크숍: 하트-빛>을 진행된다. 

이어 12월에는 김지영(109)과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장치가 달린 깃발을 들고 미술관을 둘러싼 수원화성 성곽길을 관람객과 함께 산책하는 워크숍 <콧-노래 산책>이 진행된다. 

워크숍은 무료로 운영되며 자세한 정보 및 신청은 미술관 누리집을 확인하면 된다.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