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공화당)이 3일(현지시간) 전격 해임됐다.
미국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고 그 결과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해임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로써 미국 의회는 234년 역사 이래 최초로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앞서 1910년 조지프 캐넌, 2015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적은 있지만 해임 가결은 역사상 최초다.
매카시 의장은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마비)이 임박했던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한 45일짜리 임시 예산을 처리해 일단 셧다운을 면했다.
하지만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했던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이 이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고 급기야 지난 2일,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일각에서 민주당의 일부가 매카시 해임을 반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매카시 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조사를 추진한 점 등 때문에 민주당은 '해임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하원의장 선출 때도 공화당 강경파들의 반란표로 인해 무려 15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가까스로 하원의장에 선출된 바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해임 가결 후 "의장직을 떠난다. 재출마하지 않겠다"며 하원의장 재도전 포기를 선언했다.
매카시 의장은 "나는 협상울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믿는 것을 위해 싸웠다"면서 "나는 계속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다른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의 해임으로 하원은 당분간 공석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현재 공화당 내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셧다운'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가가 안갯속으로 빠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