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재난재해 예비비' 재해 아닌 '여유자금 비축' 사용"
"지자체, '재난재해 예비비' 재해 아닌 '여유자금 비축' 사용"
  • 박용환 기자
  • 승인 2023.10.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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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의원 "지역 주민들, 기후 재난에 '예산 재난'까지 감당"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내외방송=박용환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 태풍 등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재난재해 예비비'를 당초 목적과 달리 '여유자금 비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43개 지자체 재난재해 예비비 현황'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자체들이 추경예산 편성시 재난 예비비를 당초 예산 때보다 2.7배나 증액했지만 지출액은 30~40%에 불과했다.

특히 '지출액 0원'인 지자체도 2021년 19개, 2022년 25개로 확인됐다.

재난재해 예비비는 예상치 않은 재해 발생에 대비해 지자체가 일반 예비비와 별도로 예산 편성을 할 수 있는 목적 예비비로, 일반 예비비가 예산총액 대비 1% 이내 제한 규정을 두는 것과 달리 재난 예비비 편성 비율은 지자체 재량에 맡기고 있다.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2021년 전국 214개 지자체의 일반회계 예산총액은 246조원에서 306조원으로 24.7% 증가했는데 재난 예비비는 예산 증가율을 훨씬 상회해 1조 2,700억원에서 2조 7,200억원으로 무려 166% 증가했다. 

하지만 막상 결산서를 통해 확인된 재난 예비비 지출액은 1조 1,700억원으로 최종 재난 예비비의 43.1%에 불과했다. 추경예산 편성시 재난 예비비를 대폭 증액했다는 것은 이미 재난재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다는 추론이 가능한데 지출액은 추경 편성 때 증액된 1조 7,000억원에 훨씬 못 미쳤다.

2022년의 경우 추경 예산이 23.8% 증가한 반면 재난재해 예비비는 165%나 증가했는데, 지출율은 28.7%로 전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출액은 9,700억원으로 추경 때 증액된 재난 예비비 2조 1,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여기에 재난 예비비 지출액이 '0원'인 지자체들도 나왔다. 2021년 최종예산 기준으로 재난 예비비가 편성되어 있는 214개 지자체 중 34개 지자체가 지출율이 10% 미만이었고, 이 중 지출액이 0원인 지자체도 19개로 나왔다.

또 2022년에는 지출율 10% 미만 지자체가 70개, 지출액 0원인 지자체는 25개로 증가했다

당초예산에서는 재난재해 예비비를 편성하지 않다가 추경 때 편성하고 지출액은 0원인 지자체도 다수였다. 

2021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동작구, 부산 본청, 대구 달서구, 경기 광명, 구리, 양평 7개 지자체가 당초예산에서 재난 예비비를 미편성한 뒤, 추경에서 편성하고도 한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이 사례는 2022년에는 서울 동작구, 경기 군포, 부산 영도구, 북구, 대구 달서구, 인천 중구, 남동구, 대전 본청, 경기 구리, 강원 인제, 충북 증평, 경북 성주, 칠곡 등 13개 지자체로 늘어났다

용혜인 의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드러난 여러 통계 수치를 보면 많은 지자체가 쓰지 않거나 과소 사용하게 될 것을 알면서 재난 예비비를 과다 편성한 뒤 불용된 예비비를 결산상 잉여금으로 잡아 여유자금으로 비축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기후 재난에 더해 '예산 재난'까지 감당하게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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