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60도에서 안정적으로 작용...더 극한 환경에서도 저장 성능 유지
전해액 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영하 10도를 훌쩍 넘는 추운 겨울날 스마트폰 배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방전됐던 경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주원료인 리튬 이온을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최남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넓은 온도 범위에서 리튬금속 전지의 높은 효율과 에너지를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해액(전기분해할 때 사용하는 용액)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개발된 전해액은 솔베이션 구조를 형성해 안정적인 전극-전해질(전류가 흐르는 물질) 계면(경계면) 반응을 확보할 수 있는 첨가제 기술로 리튬금속 전지의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솔베이션 구조는 이온성 화합물의 농도가 낮은 전해액에서 양이온이 전하를 띠지 않는 용매로 둘러싸여 동심원의 껍질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액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용매 조성 기술과 전극계면 보호기술을 적용해 가역 효율을 현저하게 향상했다.
가역 효율은 전지의 방전용량을 충전용량으로 나눈 값을 말하며 가역 효율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 손실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터리 수명은 완전 충전과 완전 방전 조건에서 첫회 방전 기준 용량의 80%가 나오는 횟수까지로 보고 있다.
이번 기술은 상온(25도)에서 200회 충·방전한 후에도 85.4% 유지율을 보였고, 고온(45도)에서 100회 충·방전 시 91.5%, 저온(영하 20도)에서 300회 충·방전 후 72.1%를 나타내 기존보다 약 20%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60~80도의 고온 환경에서도 저장 성능이 유지되는 것이 확인돼 앞으로 이 기술이 리튬이차전지(전기 저장이 가능한 전지) 전해액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결정적인 기술)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러한 솔베이션 구조의 개선 기술과 전해액 첨가제에 의한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 형성의 시너지 효과는 고에너지 밀도 리튬금속 전지의 난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전해액 설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세훈, 이정아, 김보근, 변정환 박사과정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솔베이 스페셜티 폴리머즈 코리아(Solvay Speciality Polymers Korea)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에너지&인바이론멘탈 사이언스(Energy&Environmental Science)'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Wide-temperature-range operation of lithium-metal batteries using partially and weakly solvationg liquid electroly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