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바늘 재사용·찔림 사고, '녹는 주사 바늘'이 방지한다
주사 바늘 재사용·찔림 사고, '녹는 주사 바늘'이 방지한다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3.11.13 15: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온과 만나면 녹는 '갈륨'으로 주사 바늘 제작
주사 바늘 삽입 부위 움직임 보장하고, 혈관 벽 손상 방지
주사 바늘 재사용 시 심각한 혈액 매개 질환 감염 초래
체온을 만나면 부드러워지는 '가변 강성 정맥 주사 바늘'.(사진=KAIST)
체온을 만나면 부드러워지는 '가변 강성 정맥 주사 바늘'.(사진=KAIST)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주사 바늘 재사용 문제와 의료진 찔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녹는 주사 바늘'이 탄생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정재웅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정원일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환자의 건강 증진과 의료진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변(변할 수 있는) 강성(딱딱하게 유지) 정맥 주사 바늘'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주사 바늘을 재사용할 경우 인체 면역 결핍(HIV)이나 B/C형 간염 등 심각한 혈액 매개 질환 바이러스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주사 바늘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딱딱하고 날카로운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혈관 벽 손상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체온을 만나면 주사 바늘이 녹는 성질을 이용해 주사기로 정맥에 약물을 주입할 때 삽입 부위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하면서 혈관 벽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가변 강성 정맥 주사 바늘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일회용 '가변 강성 정맥 주사 바늘'.(사진=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일회용 '가변 강성 정맥 주사 바늘'.(사진=KAIST)

연구팀은 29.76℃에서 녹는 액체금속인 갈륨으로 주사 바늘을 만들고, 생체에 적합한 폴리머(화합물)로 코팅했다.

사용 전 주사 바늘은 일반 주사 바늘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체조직 관통력을 갖지만, 체내에 삽입되면 갈륨이 액체화되면서 부드럽게 변해 혈관 손상 없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약물 주입 이후에 주사 바늘을 빼내도 갈륨의 과냉각(고체로 변화하는 온도 이하로 냉각해도 액체에 가깝게 유지) 현상으로 원래의 뾰족한 형태로 돌아가지 않아 찔림 사고나 재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개발된 주사 바늘의 약물 전달성을 검증했고, 온도 센서를 탑재해 온도가 변해 약물 누수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왼쪽부터)정재웅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정원일 의과학대학원 교수, 카렌-크리스티안 아그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과 양경모 의과학대학원 박사.(사진=KAIST)
(왼쪽부터)정재웅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정원일 의과학대학원 교수, 카렌-크리스티안 아그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과 양경모 의과학대학원 박사.(사진=KAIST)

정재웅 교수는 "개발된 주사 바늘은 기존 의료용 바늘로 인한 문제를 극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안전을 보장하고, 주사 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렌-크리스티안 아그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과 양경모 의과학대학원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A temperature-responsive intravenous needle that irreversibly softens on insertion).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