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맴돌던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 다시 빛을 보다
'주변'에 맴돌던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 다시 빛을 보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3.11.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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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윤형근, 69-E8, 1969, 면천에 유채, 165×14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윤형근, 69-E8, 1969, 면천에 유채, 165×14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하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이 지난 16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시작됐다.

이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한국 대표 추상미술가 47인의 작품 150여 점을 통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한다.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점과 선, 원과 사각형 등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 원색의 색체,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회화의 한 경향으로 몬드리안, 칸딘스키 등을 통해 20세기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1920년대부터 등장해 한국 미술사의 한 부분을 담당해왔으나 장식적 미술, 한국적이지 않은 추상으로 인식되면서 다른 추상미술과 달리 주변으로 여겨져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지닌 독자성을 밝히고 숨은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섹션 '새로움과 혁신, 근대의 감각'에서는 미술, 디자인, 문학의 영역까지 확장된 근대기 기하학적 추상의 사례를 살펴본다. 김환기와 유영국의 최초의 한국 기하학적 회화 작품  〈론도〉(1938), 〈작품 1(L24-39.5)〉(1939)을 비롯, 1930년대 단성사와 조선극장에서 제작한 영화 주보와 시사 종합지의 표지, 시인 이상의 기하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잡지 '중성'(1929)의 표지 등을 소개한다.

'한국의 바우하우스를 꿈꾸며, 신조형파'에서는 바우하우스를 모델로 1957년 한국 최초로 결성된 화가, 건축가, 디자이너의 연합 그룹 ‘신조형파’의 활동상과 전시 출품작을 소개한다. 건축가 이상순이 당시 촬영한 <신조형파전> 작품 및 전시장 사진과 김충선의〈무제〉(1959)를 포함한 변영원, 이상욱, 조병현의 출품작 등을 소개한다.

이준, 송-유향, 1985, 캔버스에 유채, 130.5×9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준, 송-유향, 1985, 캔버스에 유채, 130.5×9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산과 달, 마음의 기하학'에서는 김환기, 유영국, 류경채, 이준 등 1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과 이기원, 전성우, 하인두 등 2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기하학적 추상의 특수성을 살펴본다. 엄격한 기하학적 형식을 탈피하여 한국적 특수성을 담아낸 유영국의 〈산〉(1970), 전성우의 〈색동만다라〉(1968) 등을 선보인다.

'기하학적 추상의 시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엽까지 기하학적 추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양상을 살펴본다. 최명영, 문복철이 '한국청년작가연립전'에 출품했던 작품이 처음으로 재공개되고 이승조의 '제4회 오리진'(1970) 출품작도 53년만에 재공개된다.

또 윤형근의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작 〈69-E8〉(1969)이 처음 공개되고 박서보, 하종현, 이성자, 한묵 등의 작품들도 선을 보인다.

마지막 '마름모-만화경'에서는 창작집단 다운라이트&오시선의 커미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이 지닌 마름모와 같은 반복적 패턴에 주목하고 이를 디지털 만화경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이다. .

전시 기간 중 ‘전문가 강연 및 토론’과 ‘학예사 대담’ 등 전시 연계프로그램이 개최된다. <기하학적 추상미술과 디자인>을 주제로 미술사,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학술적 의의를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전시는 내년 5월 1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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