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놉토시스, 세포 사멸 경로 활용...정상 세포도 공격
트윈데믹, 멀티데믹 연구 활용될 것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요즘 우리 몸은 한번에 두 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걸리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이상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염증소체(위험신호를 인식하고 활성화하는 단백질)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염증성 세포 사멸(염증으로 세포가 죽음) 경로를 분석하고 그 연관성을 알아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병원체 연관 분자(병원체 감염과 유사하게 만듦) 네 가지를 조합해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발했다.
그 결과, 네 가지 선천 면역 센서가 모두 활성화돼 위험신호를 인식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염증소체(파놉토솜)'가 만들어졌다.
염증성 세포 사멸 과정은 세포 스스로 죽는 '아포토시스'와 세포가 괴사하는 '네크롭토시스', 선천 면역 센서를 통한 '파이롭토시스'로 나뉜다.
여러 병원체가 동시에 감염됐을 때 각 과정에 하나의 염증소체가 매개돼 동시 발생하는 파놉토시스가 관찰됐다.
파놉토시스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세포의 사멸 경로로 활용돼 염증소체가 작은 입자의 형태로 세포 밖으로 방출되고, 다른 대식세포에 흡수돼 염증을 일으켜 정상 세포도 공격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단백질 면역 조절제) 분비를 유발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방출된 염증소체를 주입했을 때 몸무게가 줄었지만, 세포 사멸과 연관성이 있는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제거했을 때에는 몸무게가 감소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과 더불어 감염병 복합 유행인 멀티데믹 연구에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성균관대 기초의학대학원 교수와 협업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셀룰러 & 몰큘러 이뮤놀로지(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Integrated NLRP3, AIM2, NLRC4, Pyrin inflammasome activation and assembly drive PANopto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