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커튼 기술'로 DNA 복제 과정 실시간 확인
알룹-텔로미어 충돌, 복제 멈춤 현상 더 빈번해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DNA 복제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제가 멈추는 원인도 밝혀져 다양한 질병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이자일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단분자(단일분자)를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는 'DNA 커튼' 기술을 사용해 DNA 복제 과정을 실시간 이미징(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DNA 복제와 알룹(R-loop), 전사 단백질(DNA의 유전정보를 읽어 RNA로 바꿈)간 충돌 과정의 비밀이 밝혀졌다.
알룹은 DNA가 손상됐거나 불완전한 전사 과정에서 발생하며 DNA 복제를 방해한다고 알려졌다.
DNA 복제 과정에서 알룹과 충돌이 발생하면 복제가 멈추는 'DNA 복제 스트레스'가 일어난다. DNA 복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암이나 신경질환, 노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DNA 커튼' 기술을 활용했다. 세균 바이러스인 'Phi29 DNA 폴리머라아제'로 DNA 복제 과정을 실시간으로 이미징하고, 전사와 알룹의 충돌도 관찰했다.
알룹이 DNA 복제를 멈춰 DNA 복제 스트레스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알룹의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RNA를 제거하면 DNA 복제 스트레스가 해소돼 다시 복제가 진행됐다.
알룹은 '텔로미어'와 충돌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텔로미어는 DNA 끝부분에 존재하며 DNA 복제가 반복되면서 점점 짧아져 생명체의 수명이나 노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텔로미어는 사중 나선구조인데, 알룹이 텔로미어와 충돌할 경우 DNA 복제가 더 높은 빈도로 멈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알룹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 치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DNA 복제는 생명 현상의 근원이고, 이번 연구는 DNA 복제와 전사, 알룹간 충돌을 세계 최초로 실시간 이미징했다"며 "이 기술을 사람의 DNA 복제와 전사 연구에 응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빈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핵산연구학술지(Nucleic Acids Research)'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Direct cisualization of replication and R-loop collision using single-molecule imag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