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 특성 바꿔
'암 연관 지방세포', 암세포 에너지 전달하는 'FAM3C' 분비체 조절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유방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하는 세포가 발견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방암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여성 암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 수가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유방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전이성 유방암은 조기 치료를 하더라도 약제 내성과 전이로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4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박지영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의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가 유방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종양 미세환경은 종양이 존재하는 세포 환경을 말하며 이곳에 있는 지방세포는 암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증식을 촉진하는 다양한 분비체를 제공할 수 있다.
암세포는 생존과 전이에 유리한 조건으로 지방세포의 특성을 바꾸는데, 해당 지방세포가 바로 '암 연관 지방세포'다.
연구팀은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암 연관 지방세포가 'FAM3C'라는 분비체를 조절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유방암 초기에 FAM3C 분비체가 증가하면 암 연관 지방세포의 생존력이 증가하고, 섬유화가 억제됐다.
신체 조직이 굳는 섬유화가 억제되면 다양한 분비체가 암세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암 말기에는 암세포가 암 연관 지방세포도 함께 섬유화해 종양 미세환경을 더 경직시킨다.
이를 통해 암세포는 더 쉽게 이동하고 침투할 수 있게 돼 암 전이를 촉진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의 FAM3C 분비체를 억제하면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가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박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가 향후 유방암 조기 진단 마커(지표)와 전이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사희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암 연구(Cancer Research)'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FAM3C in cancer-associated adipocytes promotes breast cancer cell survival and metast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