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국립국악원의 2024년 첫 기획공연인 음악극 <적로>가 17일부터 27일까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공연된다.
음악극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80~1947)와 김계선(1891~1943)의 불꽃같은 삶과 예술혼을 그린 작품이다.
박종기는 민속악 대금산조의 명인으로 산조에 판소리 기법을 활용해 대금산조의 체계를 세웠으며 진도아리랑의 선율을 정리하고 연주화한 인물이다.
김계선은 일제 시대 이왕직아악부(국립국악원의 전신) 소속 단원으로 정악 대금 명인이었으며 국악기는 물론 서양악기까지 연주하는 기교를 보여줬다. 특히 김계선 특유의 심금을 울리는 젓대 소리로 인해 '김계선 전에 김계선 없고, 김계선 후에 김계선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적로>는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배삼식 작가와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각종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정영두 연출가, 그리고 전통과 재즈의 조화를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힘 있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최우정 작곡가가 의기투합했다.
또 기존 <적로> 공연에서 열연을 펼쳤던 배우들이 다시 만나 깊어진 연기와 음악을 선보인다. 소리꾼 이상화가 박종기 역을, 국립부산국악원 판소리 단원 정윤형이 김계선 역을 맡았으며 하윤주가 허구의 인물인 '산월'로 출연한다.
이와 함께 박명규(대금), 여상근(대금), 한림(아쟁), 김준수(타악), 황경은(건반), 이승훈(클라리넷)이 연주자로 참여한다. 특히 대금연주자 박명규는 조부 박병천, 부친 박환영 뒤를 이어 <적로>의 주인공인 박종기 집안의 음악 계보를 잇고 있는 연주자로 직접 이 작품에 참여했다.
한편 오는 20일과 27일에는 공연 전 정영두 연출가와 김정승 예술감독이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대금과 두 명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