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기술' 활용해 돌연변이 특징 조사
향후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 활발해질 것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선이 우리 몸 속에서 일으키는 세포 돌연변이의 특성이 명확히 규명됐다.
방사선으로 암 치료를 하면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파괴하거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지만, 세포에 유발하는 돌연변이의 종류와 양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상태였다.
국내 연구팀이 DNA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방사선의 특성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방사선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의 길을 열었다.
최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주영석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손태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박사, 김경수, 장지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인간과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 특성을 명확히 규명해냈다.
연구팀은 생쥐와 사람의 다양한 장기에서 얻은 세포를 방사선에 노출시켰고, 각 세포마다 만들어진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기 위해 '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기술(생체 환경을 모방해 3차원으로 세포 배양)'을 응용해 증폭했다.
그 결과, 총 200개의 세포 유전체 서열에서 방사선 피폭 양에 비례해 증가하는 돌연변이들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약 320년 방사선 노출량에 해당하는 1Gy(그레이)는 세포마다 14개 정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선이 만드는 변이의 패턴은 다른 종류의 세포에서 비슷했지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돌연변이와는 달랐다.
주로 ▲짧은 염기 결손 ▲소수 염색체의 역위(동일 염색체의 일부분이 180도 회전해 유전자 배열이나 염기서열이 다시 배열) ▲전좌(염색체 일부분이 동일 염색체나 다른 염색체 모양으로 위치를 바꿈) ▲다양한 복잡 구조 변이들로 구성됐다.
주 교수는 "방사선이 우리 세포의 DNA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첫 규명"이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초저선량(매우 적은 양의 방사선량)과 초고선량(매우 많은 양의 방사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정환, 임준오, 김태우, 권현우, 김은지 박사 등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셀 지노믹스(Cell Genomics)'에 최근 온라인 발표됐다(논문명: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utational impact of ionizing radiation on normal ce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