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흡연과 음주의 구강암 촉진 원리가 정확하게 규명됐다.
구강암은 혀와 혀 밑바닥, 잇몸이나 입술 등에 발생하는 암을 총칭하는데,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나쁜 암이며 절제 수술 후 발생하는 기능장애 때문에 치료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김준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발암 위험 인자인 흡연과 음주가 구강암의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흡연과 음주가 직접적인 DNA 손상뿐만 아니라 활성산소(불안정하며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산소)를 증가시키고, 산화스트레스(체내에 유해한 산소가 급격히 증가해 나쁜 영향을 일으킴)를 통한 발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구강암 증식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구강암 환자에게서 특이하게 발현되는 단백질 'TM4SF19'에 주목해 보자.
연구팀의 실험 결과, TM4SF19 단백질은 산화스트레스로 두 개의 분자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다른 물질인 '이합체 물질'을 생성해 발암 유전자 'YAP'의 발현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었다.
이 단백질은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잘 발현되지 않으며 구강암 세포에서 이 단백질을 억제하면 발암 유전자도 감소해 자연스레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 능력도 저하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흡연과 음주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을 뿐 아니라 구강암 연구의 새로운 방향과 새로운 약물 표적 단백질 'TM4SF19'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신은비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TM4SF19 controls-GABP-dependent YAP transcription in head and neck cancer under oxidative stress cond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