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색 변하지 않고, 지속성 좋아 패턴화 가능
고체와 액체 결합한 '아이스크림 콘' 모양 구조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아이스크림 콘 모양의 분자 구조의 우수한 특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구강희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연 현상을 모방해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한 광결정(광학적인 성질을 이용할 수 있는 물질) 구조를 큰 면적에서 자기조립화(자발적으로 정렬된 구조나 패턴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노구조(아주 미세한 분자가 이루는 구조)의 모양과 방향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각화할 수 있다.
블록공중합체는 두 개 이상의 다른 단량체(고분자 화합물 등을 구성하는 분자량이 작은 물질)가 블록 모양으로 공유결합(원자들이 전자쌍을 공유하며 만드는 화학결합)한 형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액체 방울 안에서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의 액체와 블록공중합체를 활용해 상분리(두 가지 상으로 갈라지는 현상)를 촉진했다.
이 기술은 내부 나노구조를 이용해 색을 만들어 내는데, 빛의 색깔이 변하지 않으면서도 선명하고 지속성이 좋아 패턴화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기술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외부 조작 없이 자발적으로 조직화되는 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특성으로 수백 개의 결함 없는 광결정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폴리스타이렌-폴리바이닐피리딘'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해 상태가 바뀌어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특징으로 입자의 구조와 모양, 색상을 조정할 수 있다.
연구팀이 실시간으로 구조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알코올 농도나 pH(산성이나 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값의 변화에 따라 나노구조의 크기와 색상이 바뀌는 것이 확인됐다.
이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입자는 고체와 액체가 결합한 '아이스크림 콘' 모양 구조인데, 이를 통해 유체(흐르는 물체)의 진동을 시각화하고 외부 자극에 따라 모양과 색을 바꿀 수 있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공정 조건 없이도 스스로 조립되는 광학 입자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Dynamic Photonic Janus Colloids with Axially Stacked Structural Lay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