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 잃고 평생 모은 5억 원...순직 유자녀 등 장학금으로 사용 예정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에게 뜻깊은 장학금이 기탁돼 화제를 모았다. 소방청은 오늘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을 개최했다.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은 지난 1998년 순직한 故 김기범 소방교의 부친인 김경수 씨가 "아들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고 싶다"는 소방청장에게 보낸 편지로 시작됐다.
故 김기범 소방교는 1998년 10월 1일 폭우가 쏟아지던 날 대구 금호강에서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함께 출동했던 故 김현철 소방교와 故 이국희 소방위와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故 김기범 소방교의 부친 김경수 씨는 편지를 통해 외아들을 잃고 한평생 검소하게 살며 모아온 5억 원을 아들의 이름으로 국가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이날 기탁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은 매년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와 군위군대한전몰군경유족회 후손들에게 '故 김기범 소방관 장학금'으로 지급되게 된다.
이날 기탁식에는 대한전몰군경유족회 군위군지회 회장 및 회원과 故김기범 소방교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 故 김기범 소방교와 같이 출동했던 故 이국희 소방위의 아들 이기웅 소방령이 참석해 김경수 씨의 고귀한 뜻에 함께 축하했다.
김경수 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한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들 이름의 장학금이 마련되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구소방본부는 김경수 씨의 뜻에 대한 보답으로 대구소방본부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같은 아픔을 겪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자녀들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내어 주신 아버님의 숭고한 뜻에 감사드린다"며, "故 김기범 소방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직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