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박인숙 기자) 지난 8월 22일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는 인재였던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건축물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건물주, 호텔 운영자 2명, 호텔 매니저 1명 등 4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내용의 최종 수사 결과를 오늘(8일) 발표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관련해 "810호 객실의 벽걸이형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 연결 전선에서 식별되는 아산화동 증식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적 발열이 주변 가연물을 착화시키는 발화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해당 에어컨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건물주 A씨는 호텔 인수 1년 뒤인 2018년 5월 전 객실의 에어컨을 교체하면서 영업 지장 등을 우려해 배선 교체 대신 기존의 노후 전선을 그대로 사용했고, 에어컨 설치 업자는 기존 에어컨 전선 길이가 짧아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며 절연 테이프로만 마감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전기설비기준에 따르면 에어컨 전선은 통선 사용이 원칙이며, 불가피하게 두 전선을 연결할 경우 각종 안전장치를 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 경찰은 자동닫힘장치, 즉 '도어클로저' 미설치로 인해 객실문이 열려있던 점을 꼽았다. 아울러 환기를 이유로 복도의 비상구 방화문을 고정해 열여둔 것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직후 경보기가 울리자 호텔 매니저는 일단 경보기를 끄고 8층으로 올라가 화재를 확인한 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경보기를 재작동해 투숙객들이 피신한 시간을 이미 2분 24초 이상 지연시켰다.
이 밖에도 전 객실에 간이완강기가 설치돼 있어야 했음에도 완강기가 없거나 로프 길이가 짧은 등 관리도 소홀했다.
이를 종합하면 부천 호텔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는 '인재'였다는 것이 경찰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