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이번주 토요일은 3월 1일, 바로 '3.1절'이다. 3.1절의 의미를 물어본다면 여러 답이 나올 것이다. 가장 먼저 '만세 운동'이 떠오를 것이고 유관순 열사도 거론될 것이다. 평화로운 만세 운동에 총칼을 겨눈 일제의 만행과 함께 '일본 문화'가 여전히 혼재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할 것이다. 3.1절이 '3.1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은 아마 전 국민이 모두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 가지를 간과했다. 3.1 독립운동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그리고 왜 전 국민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을까? 그것은 바로 이 날, 1919년 3월 1일 정오에 '대한독립 선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이 선언은 우리나라가 독립국가임을 세상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첫 사례였고 이를 통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우리나라는 독립국가'임을 깨닫고 이를 힘껏 외치며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독립국가'라는 정통성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원동력이 됐으며 비폭력 항쟁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항쟁으로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서슬퍼런 '계엄 선언'에도 국민들이 국회에 달려가 군을 막아낸 것도 그 날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나의 정부를 만들고 국가를 만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어 낸 시발점, 그것이 바로 1919년 3월 1일 '대한독립선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3.1절은 이 자랑스런 역사가 빠진 채 '3.1 만세운동'만 기억되고 있다. 물론 만세운동 그 자체도 정말 자랑스러운, 그리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다. 하지만 이 날을 단지 '만세부른 날'로만 기억한다는 것은 뭔가 석연찮다. 일제의 억압에 의해 많은 희생을 겪어야하는, 독립을 외치다 많은 사람들이 순국하고 옥고를 치른 날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3.1 대한독립선언으로 생각을 넓히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독립선언을 통해 우리는 자주독립국의 자부심을 얻게 됐고 이는 곧 임시정부의 정통성이 됐다. 대한민국의 기본은 결국 3월 1일 대한독립선언이었고 이것이 곧 지금 우리 정부의 뼈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3월 1일은 만세를 부르다 희생된 날이 아니다. '대한이 살았다'를 알리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탄생을 전 세계에 알린 날인 것이다. 이후에 나온 투쟁과 희생은 모두 독립선언을 통한 자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렇기에 지금도 우리가 3.1절로 기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일, 대한민국역사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3.1 독립선언일 개정'에 관심을 갖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의 3.1절에 이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3.1절을 '만세부른 날'로만 여긴다면 3.1 운동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여기에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들이 3.1운동을 '실패한 운동'으로 매도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렇기에 3월 1일을 '희생의 날'이 아닌 '대한이 바로선 날'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이 논의는 단순히 명칭을 바꾸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3.1 운동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논의로 이어져야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3.1 독립선언일'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제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전진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질 때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