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구독형 출판' '독자 참여형 출판'... 변화하는 출판 형태 어떻게 봐야할까?
'독립출판' '구독형 출판' '독자 참여형 출판'... 변화하는 출판 형태 어떻게 봐야할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5.05.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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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출판학회 제47회 정기학술대회 '출판 형태의 변화와 다양성'
23일 열린 한국출판학회 학술대회. (사진=임동현 기자)
23일 열린 한국출판학회 학술대회.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회장 김진두)의 제47회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학지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출판 형태의 변화와 다양성'을 주제로 최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작가 에세이)의 큰 인기와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독립출판'과 '구독형 출판 서비스', '독자 참여형 출판'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이들이 일으킬 변화의 가능성과 출판의 미래를 논하는 시간이었다.

학술대회는 노병성 한국출판학회 고문(협성대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독립출판의 가능성과 미래', '문학분야 자비출판 현상에 대한 연구', 
구독형 출판 서비스의 확장과 가능성', '독자 참여형 출판의 현황과 미래' 등 총 4개 섹션에 걸쳐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기조연설에서 노병성 고문은 "출판형태의 변화는 독자 혹은 수용자의 접근성이 보장,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개인의 의견 확대, 고정관념 해체 등 다양성이라는 토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미디어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즉시성이 구현되어야하며 문화의 다양화를 형성해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해야한다"고 밝혔다.

제1발제 '독립출판의 가능성과 미래'를 맡은 이승환 한국출판학회 연구이사(한림대 교수)는 "독립출판은 작가가 제작자가 되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모든 권한을 관리하고 디자인, 인쇄, 배포 과정까지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온라인 플랫폼의 진화는 출판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었고 크라우드 펀딩의 대중화는 독자의 직접적인 참여와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했다. 자본과 제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창작자가 전 과정의 주체가 되는 '자율적 출판 시스템'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열어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출판 창작자들과 독자들이 어떻게 SNS와 독립서점에서 만나고 소통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독립출판과 전자책 독립출판에 대한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독립출판물이 사각지대에 놓여 실체적인 상황 파악이 어렵기에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독립출판 기록물들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건웅 서일대 교수는 과거 대만의 독립출판 상황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을 설명하면서 "아카이브를 간과했던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다. 지금 제시한 독립출판 연구가 더 활발하게 지속된다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건웅 서일대 교수(왼쪽)과 이승환 한국출판학회 연구이사. (사진=임동현 기자)
토론에 참여한 이건웅 서일대 교수(왼쪽)과 이승환 한국출판학회 연구이사. (사진=임동현 기자)

'문학분야 자비출판 현상에 대한 연구' 발제를 맡은 조정미 한국출판학회 이사(상명대 학술연구교수)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D.H.로렌스), <피터 래빗 이야기>(베아트릭스 포터), <금발이 너무해>(아만다 브라운) 등 국외 소설과 <사슴>(백석), <농무>(신경림), <파초>(김동명) 등 시집이 자가출판을 통해 나온 점을 이야기하면서 "무명 작가, 지방 연고 등 작가의 특수 상황과 작품의 실험성, 출판의 비상업성이 자가출판을 결심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문단이 요구하는 등단, 작품게재, 문학출판의 프로세스를 꼼꼼하게 밟는 것이 오히려 문학의 다양성을 해친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조정미 이사는 "2000년 이전의 자가출판이 전통출판으로 진입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2000년 이후 자가출판은 셀프출판 플랫폼을 통해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는 독자적인 출판생태계로 확장되는 현상을 보여준다"면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IP비즈니스에 기반한 다양한 트랜스미디어 현상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점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대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전담심의관은 "작가가 홀로 짊어져야하는 구조를 벗어난 새로운 협업 창작 모델을 고민해야하며 성공 사례가 아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업적인 수치보다는 실험성과 사회적 진정성,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임동현 기자)
(사진=임동현 기자)

'구독형 출판 서비스의 확장과 가능성'을 제기한 문지혜 한국출판학회 이사(인천대 교육학과 박사과정)는 밀리의서재(독서 중심의 사용자 경험 고도화, AI 기반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리디셀렉트(장르 특화 콘텐츠, 출판사 협업 강화), 크레마클럽(대중적 가격 전략, 개인화 큐레이션), sam(하이브리드 모델, 유연한 요금제) 등 대표적인 국내 전자책 플랫폼들의 차별화된 전략적 포지셔닝을 설명하면서 "구독형 모델은 독자의 콘텐츠 접근 방식을 '소유'에서 '이용'으로 전환시키며, 이는 플랫폼이 독자와 콘텐츠 생산자 간 직접 연결고리로 기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문지혜 이사는 "구독 기반 수익 배분 모델의 투명성과 저작권 관리체계 개선 등 출판사와 플랫폼 간의 공정한 계약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며 공공도서관 및 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구독형 서비스의 공공성 확대 및 정보 접근성 향상이 병행되어야한다. 정보 소외계층을 위한 접근성 확대로 디지털 독서권을 보장하고 큐레이션의 편향성 방지,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종속성 완화 등을 위한 윤리적인 기술 적용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오광일 미디어얼라우드 대표는 OTT인 넷플릭스가 시청자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면서 성공한 배경을 전하면서 "독서도 생활의 습관인데 구독 서비스가 독서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독자 참여형 출판의 현황과 미래' 발제를 맡은 이민우 한국출판학회 홍보이사(뉴스페이퍼 대표)는 "독자, 작가, 서사가 각각 새로운 협력 단계를 만들어내면서 서사의 폐쇄성에서 벗어난 다중 가능성 서사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콘텐츠 개발과 소비의 전 주기를 플랫폼이 관리하면서도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자산을 공동 창출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은 독자의 참여를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부터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 흐름을 출판업계가 적극 수용한다면 독자 참여의 폭이 더 확장될 것이다. 독자 참여형 출판은 출판을 다시 열린 공동체의 장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정 창비 마케팅부 팀장은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 유해 콘텐츠의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인도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된 만큼 구체적인 구성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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