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정다연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47%를 차지하는 규슈와 오키나와의 상황이 좋지 않다.
1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규슈와 오키나와 지역을 오가는 비행기와 선박 노선의 운휴가 잇따르고 있고 호텔, 온천 등 예약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키나와 나하시 관광청은 "한국의 단체관광 수주액이 이번 달은 전년 대비 80% 감소, 9월은 90%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보텔 오키나와 나하 호텔은 오는 10월 한국인 관광객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90% 감소한 상황이다.
나하에 있는 오키나와 리조트는 13일 현재 전년 대비 8월 관광객 수주가 80% 감소했고, 9월은 90% 감소했다. 가고시마와 후쿠오카의 호텔도 지난달 한국으로부터 예약 취소 건수가 30% 증가했다. 이에 오키나와의 한국 여행회사에는 사무소 폐쇄나 인원 축소 등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규슈 지역 역시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특히 규슈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전체의 절반가량(47.1%, 약 240만명)을 차지해 타격이 크다.
국토교통청 규슈 운수국 측은 "지난달 초부터 한국 단체 고객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면서 "광고를 내고 있지만 신규 예약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기타큐슈시 모지항의 한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부산과 하카타를 운행하는 고속선 '비틀'의 지난달 한국인 승객 수도 지난해보다 20% 줄었다. 비틀을 운항하는 JR규슈 측은 8월에도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후쿠오카시의 한 대형 상업 시설 측은 니혼게이자이에 "지난달 후쿠오카 면세점을 이용한 한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25% 줄었다"면서 "(일본 여행 보이콧) 사태가 길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민들이) 중국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 관광객이 늘기를 기대했지만 가파른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면서 "한일 갈등이 규슈·오키나와의 관광사업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