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기후위기가 전한 지구의 미래
플라스틱과 기후위기가 전한 지구의 미래
  • 송경숙 기자
  • 승인 2022.04.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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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WWF·UNEP·IPCC 등 국제기구의 경고 메시지

(내외방송=송경숙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이어지면서 음식 배달 및 온라인 쇼핑으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이고, 그때쯤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을 물고기가 먹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생물종 멸종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위기로 전 세계의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최대 26억 명의 인류가 전염병에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고,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로 멸종 위기종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지구 기온이 상승해 물 부족사태가 벌어지게 되고, 식량위기를 비롯해 각종 자연재해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에 되돌아올 수 있다고 국제기구는 경고하고 있다.

WWF, 205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오염 4배 증가
세계자연기금(WWF)는 2월 8일(현지시간) 2590개 이상의 연구를 검토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해양 생물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규모에 대해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최신의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금 당장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플라스틱 오염 심화로 인해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현재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며, 많은 지역이 생태적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그린란드 면적의 2.5배가 넘는 해양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0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생태적으로 생명이나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위협을 받는 ‘생태적 위험 한계선’을 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해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WWF가 Alfred Wegener Institute Helmholtz Centre for Polar and Marine Research와 함께 발표한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생물종,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Impacts of plastic pollution in the oceans on marine species, biodiversity and ecosystems)’ 보고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1㎥당 1.21X105 이상 존재하며, 이는 생태적 위험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핫스팟서 회복 불가능한 임계치 초과
플라스틱 오염이 심화되면 이미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자연히 회복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은 여러 ‘핫스팟’ 지역에 심각한 생태적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지중해, 동중국해, 황해, 북극 해빙지역과 같은 오염이 집중되는 특정 핫스팟에서는 이미 상당히 생태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임계치(threshold)를 초과했다. 생태적 위기를 촉발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가 한계치를 넘으면 최악의 경우 개체 수 감소 등 생물종 멸종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WWF 독일본부 해양보전 프로그램 국장 하이케 베스퍼(Heike Vesper)는 “일단 바다에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는 회수하기 매우 어렵다. 이 플라스틱이 계속해서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의 농도는 수십년 동안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것보다 오염의 원인 해결을 목표로 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증거가 해양 오염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암시하고 있지만, 정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나선다면 여전히 이 위기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 생물종의 88%, 멸종으로 내몰릴 수도 있어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전반에 퍼지면서 거의 모든 생물종이 플라스틱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해양 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등 플라스틱 오염의 생태계 위협이 명백히 드러났다. 산호초나 맹그로브와 같은 생산성이 높은 주요 해양 생태계 지역 대부분의 생물종이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획, 지구온난화, 부영양화 등과 같은 다른 위협 요소들이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핫스팟’ 지역에 발생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진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지중해의 몽크바다표범이나 향유고래와 같은 핫스팟 지역에 사는 멸종위기종에게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돼 이들을 멸종으로 내몰기도 한다. 플라스틱의 잘 썩지 않는 특성은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미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라스틱을 계속해서 생산한다면 결국 해양 생태계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AWI의 해양생물학자 멜라니 버그만(Melanie Bergmann) 박사는 “연구는 바다의 어둠에 빛을 비추는 손전등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단지 일부의 영향만이 연구 및 기록됐으나, 이미 입증된 플라스틱에 의해 일어나는 효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과 향후 예상되는 증가에 대한 더 큰 경고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조약 채택 촉구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WWF는 2월 28일부터 열렸던 유엔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에서 각 국가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조약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고, 이미 1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7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유엔 회원국의 3/4에 달하는 156개국도 이를 지지했다. 또한, 전 세계 200만명 이상이 WWF의 No Plastic In Nature 캠페인 청원에 참여해 국제 사회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WWF 글로벌 해양 프로그램 부국장 기슬레인 르웰린(Ghislaine Llewellyn)은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해양 생태계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이제는 국제 조약을 미루는 어떠한 변명도 수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에 동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 발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2월 22일 발간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과 방역 조치가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폐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마스크 등 일회용 위생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한 데다 방역 조치로 각 국의 재활용정책의 혼선에 기인한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이 전년보다 1000만톤(2.2%) 감소했고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5% 하락한 데 비해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폭(2.2%)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경우 2020년 2월 말 수술용 마스크 일일 생산량이 전월보다 12배나 증가한 1억 1000만개로 보고됐고, 4월에는 2억개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마스크 생산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520억개로 추정되며, OECD 소속 11개국에서 2019년 9월에서 2020년 10월까지 총 쓰레기 중 마스크 비중이 0.01%에서 0.8%로 80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 포장 및 배달, 온라인 쇼핑, 손 소독제 등 위생 용품의 수요 증가로 포장재 사용이 늘어난 것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유행기간 많은 나라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금지 조치를 연기하거나 폐플라스틱 거래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등 쓰레기 수거가 재활용보다 우선시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가 회복되면 플라스틱 사용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2000년에서 2019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해 연간 3억 5300만톤에 이르는데 폐기물의 9%만이 재활용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OECD는 지구온난화와 오염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상공에서 내려다본 홍수로 침수된 마을과 논밭의 모습. 또 다시 발생한 홍수로 인해 지난 며칠간 케냐의 주민들은 거주 지역에서 대피해야 했다. (사진=그린피스)
상공에서 내려다본 홍수로 침수된 마을과 논밭의 모습. 또 다시 발생한 홍수로 인해 지난 며칠간 케냐의 주민들은 거주 지역에서 대피해야 했다. (사진=그린피스)

UNEP, 인류의 생존 위협하는 세 가지
2월 17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프론티어 2022: 소음, 대형 화재와 불일치’(Frontiers 2022: Noise, Blazes and Mismatches)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심각한 도시 소음공해, 기후변화로 인한 화재,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계절(phenology) 교란 등이 인류를 위협하는 3대 요인으로 꼽았고, 각각에 대해 해결방안도 제시했다. UNEP는 2016년 국제축산연구소(ILRI)와 공동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인수공통감염병 위험과 그로 인한 팬데믹을 경고하는 보고서로 주목받은 바 있다. 

보고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장시간 발생하는 소음이 인간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만성적인 짜증과 수면장애는 젊은 층에게 심각한 신경정신질환과 대사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 주변과 산업단지 근처의 노약자나 저소득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소음 공해는 다양한 종의 의사소통과 행동을 방해했거나 교란시킴으로써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는 도시 계획자들이 긍정적인 음향 경관(사운드 스케이프)을 조성하는 도시기반시설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9년 발생한 호주 산불은 남한 면적보다 넓은 지역을 불태웠고,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EU 전체 면적과 비슷한 규모인 약 423만㎢가 불에 탔다. 최근 들어 규모가 크고 지속 시간이 긴 강력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과 건조한 날씨,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한 삼림지역 축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UNEP는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인공위성과 레이더와 같은 원격 감지 기능 확보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동식물의 자연적인 리듬이 방해되면서 생물계절이 교란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생긴 계절적 변화는 생산성을 감소시키며 식량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물계절 교란을 막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생태계 복원력을 높이고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 강화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온난화와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기후변화는 많은 종이 적응하기에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이런 노력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IPCC Working Group ll 보고서
IPCC Working Group ll 보고서

IPCC 6차 보고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 담아
기후변화가 인간과 자연 모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지금 같은 수준으로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절반 이상의 생물종이 2~3℃ 온난화 조건에서 멸종위기에 처하며, 21세기 후반엔 아시아 지역은 가뭄이 5∼20% 증가할 수 있고, 16~26억명이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맞물려 물 부족과 식량위기, 영양실조 발생도 예상되고, 국경을 초월한 경제적 피해, 공동체 약화, 건강 악화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이 같은 전망은 유엔 기후변화협약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2 실무그룹(Working Group ll, WG2)에서 내놓은 것이다. IPCC는 올 하반기 중에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AR6)의 종합보고서를 완성할 예정인데, 제2실무그룹은 ‘기후변화 영향, 적응, 취약성’ 부분 보고서를 맡고 있으며, 2월 28일 36쪽의 정책 입안자를 위한 요약본을 공개했다. 제2실무그룹은 이 요약본과는 별도로 대륙별 기후변화의 영향과 위험, 적응 현황 등을 담은 자료를 짧은 설명서(fact sheet)형태로 함께 배포했다.

IPCC에는 기후변화 과학,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적응·취약성, 기후변화 완화를 다루는 3개의 실무그룹이 있는데, 각 그룹은 5~7년에 한 번씩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한다. 지난해 8월 발간된 제1실무그룹 보고서가 ‘기후위기로 변화하는 지구’를 진단하고 예측했다면,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기후위기 속 인간과 생태계’에 집중했다. 270명의 과학자가 작성해 195개국 정부가 승인한 이번 보고서는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들보다 모든 분야에서 악화됐다며, 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해 11월 16일 2021년 올해의 세계기아지수 발표에 따르면 소말리아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기아위험 1위로, 가장 심각한 단계인 ‘극히 위험’으로 분류됐다.(사진=컨선월드와이드)
지난해 11월 16일 2021년 올해의 세계기아지수 발표에 따르면 소말리아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기아위험 1위로, 가장 심각한 단계인 ‘극히 위험’으로 분류됐다. (사진=컨선월드와이드)

기후변화로 다양한 자연재해 증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유럽에서는 지구 기온이 1.5℃에서 기온이 3℃까지 상승하면 더위 스트레스 위험에 처한 사람들과 사망자 수가 2~3배 증가하고,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아시아 전역이 폭염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북미 지역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극단적인 기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인간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은 폭염 말고도 다양한 자연재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PCC는 서·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가뭄이, 동남아 지역에서는 홍수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지구온난화로 파키스탄 힌두쿠시와 히말라야 산맥에서는 빙하가 더 많이 녹아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처럼 이미 국토가 심각하게 물에 잠기기 시작한 곳도 있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홍수 빈도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 기후변화 취약층을 33억∼36억명으로 추산했다. 

인도·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는 다양한 자연재해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게 될 전망이다. 1994~2014년 대비 2050년에는 해수면이 18~24㎝, 심하면 15~40㎝ 상승할 수도 있어 이들 섬나라에서 홍수 빈도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카리브 해와 남부 열대 태평양에서는 열대성 저기압이 홍수의 주요 원인이 될 전망이다. 기온이 1.5℃ 이상 상승하면 산호의 70~90%, 2℃ 이상 오르면 산호의 99%가 손실을 볼 전망이다. 아시아 전역에서는 기상 재해로 인해 2019년 각각 400만명과 96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 세계 이재민의 거의 30%에 해당한다.

생물종 멸종 위험과 대규모 물 부족 사태
지금 같은 수준으로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2~3℃ 정도만 높아지더라도 2/3에 가까운 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라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생물종 절반이 서식지를 고위도·고지대로 옮겼고, 식물 2/3의 생육시기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50년대 이후 해양 생물은 10년마다 59㎞씩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온도가 1.5℃ 오르면 2041~2100년 육상 생태계 전체 종의 3~14%가 매우 높은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되고, 3℃면 3~29%, 5℃면 3~4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 부족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폭우도 잦아지면서 연간 총 강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간 편차가 커지면서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억명이 물 부족을 겪게 된다. 보고서에는 평균 기온이 1.5℃ 상승할 경우 도시 인구 3억 5000만명, 2℃ 상승할 경우는 4억 10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로 빙하 녹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1.5~2배 빨라지고 해수면 높이가 작년보다 0.15m만 높아져도 인구의 20%가 연안 홍수에 잠재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지역은 화석연료 의존도가 타 지역보다 높아 심각한 식량, 물 안보 부문 위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아프리카 역시 물 부족 가능성을 높여 아프리카의 식량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농업 생산성 향상이 줄어들고 있다. 기온이 1.5℃ 이상 상승하면 옥수수 작물 생산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져 전 세계 옥수수 공급망을 위협할 것이며, 기온이 2℃ 이상 상승하면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주요 작물의 수확량이 줄어들게 된다.

지속가능한 미래 확보 기회 놓치지 말아야
기후변화로 인류는 직접적 건강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세기 후반 16억~26억명이 수인성 감염병이나 전염병 등에 노출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광범위한 영역의 비전염성 질환, 상해, 정신건강, 모성 및 영유아 건강, 영양실조 악화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SSP4 시나리오인 ‘사회발전이 더디고 온실가스를 감축하지도 못한 경우’ 7억명이 극한의 빈곤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변화는 재난을 만들고, 그 영향은 불평등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때 가난한 국가의 취약계층으로부터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문제가 식량이다. 이용가능한 물 자원은 온난화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 생산에 타격을 입혔고, 급격한 식량 생산량의 감소로 아동, 노인, 임신 중인 여성이 있는 소규모 식량 생산자와 저소득 가구에 피해가 집중됐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에 지원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이 1.5℃를 초과한다면 기후 회복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점점 더 제한된다며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에 대한 지구 차원의 조치가 더 지연되면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6차 평가보고서 기후변화 완화 분야(제3실무그룹, WG3) 보고서는 4월 제56차 총회에서 승인되며, 종합보고서는 9월에 열리는 제57차 총회에서 승인된다. 이 종합보고서는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와 내년 파리기후협정 이행점검 등 국제사회가 기후변화를 논의할 때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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