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피해, 한반도 예외 아니다
기후변화 피해, 한반도 예외 아니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22.06.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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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산불, 폭염, 호우가 몰려온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김목화 기자) 올해 동해안 산불은 1986년 이후 역대 산불 가운데 최장시간, 최대면적(28,940ha)을 삼켜버린 초대형 산불로 기록됐다. 앞으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6월부터 가을까지 장마, 태풍, 집중호우, 폭염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집중호우로 322억원, 태풍 296억원, 폭염 61억원 피해복구비가 소요됐고, 2020년에는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4753억원의 피해복구비가 소요됐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622.7~790.5㎜)과 비슷하나 대기 불안정 및 평균수온 상승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의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가을태풍(9~10월)이 증가되는 추세이므로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동해안 산불 2년 뒤에 찾아온 태풍 ‘루사’로 강원 지역 산불피해지가 일반산지보다 약 10배 많은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는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가 있다.

올해 동해안 산불, 겨울 가뭄이 원인

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지역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2만 1800ha에 가까운 산림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동해안지역의 대형 산불의 피해가 컸던 첫 번째 원인은 역대 최악의 겨울 가뭄으로,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고온 건조하고 풍속이 빠른 양간지풍의 영향으로 봄철에 산불이 잦지만, 평년보다 더 건조해진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로, 평년(89㎜) 대비 14.7%에 그치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였던 1987년 27.8㎜보다도 14.5㎜ 적고, 기상청 공식 관측이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비가 적게 내린 가물었던 겨울이었다. 울진지역의 12월 강수량은 5년 평균 10.1㎜로 20년 평균(26.9㎜)의 37.5% 수준이었다. 1월 강수량의 5년 평균(30.0㎜)과 20년 평균(40.9㎜), 2월 강수량의 5년 평균(24.9㎜)과 20년 평균(36.3㎜)을 비교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사진=연합뉴스TV)

강풍 동반한 양간지풍으로 산불진압 더 어려워져

이런 상황에서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 내륙 및 동해안지역을 순간 풍속이 초속 25m를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온도가 높고 건조한 ‘양간지풍’까지 발생하면서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건조한 상황에서 산을 덮치는 강풍은 불을 급속도로 확산시킨다. 국립산림과학원 분석 결과, 풍속이 초속 6m이고 경사가 30도인 상황에서의 산불확산 속도는 바람이 없는 평지보다 79배까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 산불은 순간 최대풍속이 6m였는데, 2시간 동안 300㏊의 산림이 불에 탔다.

올겨울 가뭄의 원인은 통상 우리나라 겨울철에는 상공 약 5㎞에는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 또는 저기압이 북서쪽에 위치해 지상 저기압을 발달시켰고 이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비나 눈을 내리는데, 올해는 기압골이 우리나라 북동쪽에 치우쳐 발달해 평년 기압배치와 다르게 지속적인 고기압 영향을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3월 4일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남고북저 기압배치에 의한 강한 서풍과 찬 공기 남하에 의한 큰 온도차, 지형적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강원 영동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것은 남고북저형의 기압배치에서 강한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속도가 가속돼 강풍을 만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불길을 진화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봄철 중국에서 이동성 고기압이 다가서면 태백산맥 상공에는 역전층이 만들어지는데, 보통은 고도가 올라가면 기온은 떨어지지만, 역전층에선 기온이 올라간다. 이런 조건에서 서풍은 산맥의 역전층과 산맥 산등성이 사이를 통과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기가 압축되면서 공기 흐름이 급격히 빨라지게 된다.

기후변화로 산불 발생시기도 확산

산림청에 따르면 2020년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620건으로, 이 중 355건이 3~4월에 집중됐다. 올해도 기상청의 4월 장기 기상 전망을 보면 평년보다 비가 적어 산불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최근에는 5월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온도가 산불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한 국립산림과학원은 기온이 1.5℃ 상승하면 산불 기상지수는 8.6% 오르고, 2℃ 올라가면 13.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봄철에 집중하던 산불이 다른 계절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1년 중 5월에 발생한 산불 비율은 1990년대 6%, 2000년대 7%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 10%대로 높아졌고, 2019년에는 전체 산불 중 15%가 발생했다. 특히 100㏊ 이상의 산림이 불타는 대형 산불도 2017년 2건, 2020년 1건 발생하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5월에도 산불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후변화로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아시아지역의 5월 기온이 올라가고, 따뜻한 공기가 산불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산림 내 낙엽의 건조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도로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폭염은 홍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재난이다. (사진=동아사이언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도로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폭염은 홍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재난이다. (사진=동아사이언스)

생애주기 짧은 돌발가뭄, 작물 성장기에 치명타

가뭄의 주원인은 극심한 기후변화다. 돌발가뭄(Flash Drought)이라는 용어는 마크 스보보다 미국 국립가뭄경감센터(NDMC) 센터장이 2000년대 초 처음 사용했다. 이는 생애가 짧아 돌발홍수처럼 기습적으로 닥쳐 며칠 또는 몇 주만에 토양을 메마르게 만들고,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만 지속된다. 하지만 돌발가뭄이 작물 성장시기에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진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가뭄의 급작스러운 시작 또는 심화’라고 정의하고 비정상적인 고온과 강풍, 복사, 낮은 강수율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폭염이나 강수 부족이 선행원인으로 알려져 기후변화로 돌발가뭄 문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대비하기가 어려운 돌발가뭄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텍사스공대·홍콩공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 ‘토양 수분 고갈과 대기 건조의 공동 영향으로 유발되는 돌발가뭄 가속화’는 올해 3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지구온도 상승으로 돌발가뭄 발생속도 빨라져

연구팀은 전 지구 돌발가뭄 현황을 파악하고 과거 20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2000~2020년 사이에 인공위성 토양수분 측정을 이용한 세계수문기상학 자료 데이터, 즉 세계 각지의 강수와 하천 수위 등 물의 순환과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돌발가뭄 발생빈도는 그동안 큰 변동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생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돌발가뭄 가속화의 배경 원인은 전 지구 온도 상승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기록적인 온난화 현상들이 돌발가뭄의 전조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정상 상태인 지역을 단지 5일만에 가뭄상태로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돌발가뭄이 3~19% 증가했다. 가뭄 중 33.64~46.18%가 가뭄 상태까지 단 5일밖에 걸리지 않는 ‘돌발 가뭄’으로 파악됐다. 나머지도 한 달 안에 발생했으며, 70% 이상은 보름 이내에 발생했다. 또한 돌발가뭄이 습한 상태에서 건조한 상태로 전환될 때 더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아마존 분지, 미국 동부 연안과 멕시코만 같은 지역은 돌발가뭄이 잘 일어나는 곳으로, 22~5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MBN 캡처)
(사진=MBN 캡처)

우리나라에도 돌발가뭄 5년간 10회 발생

돌발가뭄의 70%는 2주 정도에 걸쳐 발생하고, 30%는 단 5일만에 발생하기도 한다. 돌발가뭄은 통상적 가뭄보다 농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토양과 대기 건조가 상존하는 취약한 지역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한, 돌발가뭄 발생과정 및 근본 원인을 찾는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에 사용한 첨단 가뭄감지기술과 모델링기술은 돌발가뭄의 영향과 결과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었고, 다음 단계는 이 지식을 현장 계획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네브래스카 링컨대와 함께 한경대 지역자원시스템공학과 남원호 교수 연구팀은 한국의 돌발가뭄 감지 기준을 4주 이내 정상 시기에서 극심한 가뭄 단계 이하로 심화할 경우로 정의해 분석한 결과, 2014∼2018년 5년 동안 10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후반부터 가뭄이 심해져 2015년 연간 강수량(948.2㎜)은 평년의 72%에 불과하고 중부지방은 10월까지 내린 비의 양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2017년 5~6월 전국 평균 강수량이 29.5㎜, 60.7㎜로 평년대비 29%, 38%였다.

온실가스 증가가 한여름 폭염·폭우의 주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여름은 6월부터 시작되는 무더위가 기상 관측상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극성을 부렸다. 여기에다 장마와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피해가 극심해지기 마련이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이 오면 어느새 장마와 태풍이 두세 달 지속되며 곳곳에 홍수와 산사태를 일으켜 큰 피해를 일으킨다. 이러한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고 있는데,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한반도에서 여름철 폭염과 호우를 연달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OSTECH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석사과정 조서영씨, 박사과정 성민규씨, 김연희 연구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국립기상과학원, 영국기상청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폭염과 잇단 기록적 장마는 온실가스가 주범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4월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기상학회보에 발표됐다. 지금까지는 지구온난화로 폭염, 호우 등 개별 기상현상들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연구됐지만 폭염과 호우가 잇따라 나타나는 복합 극한현상에 온실가스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7월 중국과 일본을 강타한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중국과 일본을 강타한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과 호우 앞으로 더 가속화될 수도

지구온난화로 폭염과 호우가 각각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분석한 기존 연구를 보완하고 더욱 정확한 기후 예측의 데이터로 쓰일 전망이다. 연구팀은 1973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45개 측정지역에서 관측한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폭염 후 긴 장마를 동반한 집중호우 사례가 많았던 2020년에 주목했다.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극한현상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한반도에서 6월 폭염과 7, 8월 호우가 연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온실가스 증가와 결부시켜 확률적으로 분석했다.

극한현상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기 때문에 변화 특성을 파악하려면 많은 샘플이 필요하다. 특히 같은 해에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극한현상은 발생확률이 더 작아져 방대한 자료가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농도를 변화시키면서 최신 CMIP6 다중 기후모델 자료와 영국기상청의 대량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활용해 한반도에서 6월 폭염과 7~8월 호우가 연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이 온실가스가 늘어남에 따라 얼마나 커지는지를 확률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온실가스 증가를 포함한 모델실험에서만 2020년 여름과 같은 연속된 폭염·호우 사례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2020년과 같은 기록적인 여름철 기상이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복합 극한현상의 증가는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정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변화로 더 강력한 태풍과 호우 피해 증가

긴 장마와 역대급 더위, 폭설 등 다양한 이상기후로 이제는 인간활동의 결과가 빚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강력한 태풍을 더 많이 만들고, 이로 인한 홍수 피해 또한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겸임) 김형준 교수가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과거 50여년간(1961~2015년) 관측된 동아시아지역의 태풍에 의한 호우 빈도의 증가가 기후변화의 영향이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4월 29일 밝혔다.

태풍 호우는 각종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지역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는 등 커다란 위협 중 하나다. 기후모델을 이용한 미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온난화에 의해 미래의 태풍이 변화되는 것이 예측되고 있으며, 태풍 호우의 빈도가 과거 몇 십년간 변화돼 온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보고돼왔다. 그러나 태풍 발생에는 과거에 관측된 변화가 자연변동에 의한 것인가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태풍 호우의 변화는 방재, 보험, 농업, 관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베스트월페이퍼)
(사진=베스트월페이퍼)

기온 더 상승하면 피해 커질 수도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온실가스의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발견된 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보이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태풍이 발생한 호우 강도 중 상위 0.01%에 드는 극한의 호우가 과거 약 50년간 유의미하게 변했음을 관측 데이터로 확인했고, 앞으로는 더 빈번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관측자료와 컴퓨터 프로그램인 모델 결과가 일치했다.

국제연구팀은 태풍 호우 빈도를 과거 약 50년간의 관측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중국 남동부, 대만, 한반도 남부,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 동부 등 동아시아의 연안지역에서는 태풍 호우의 빈도가 증가하는 한편, 북위 22도 남쪽에서는 태풍 호우의 빈도가 감소한 지역이 많이 볼 수 있으며, 이는 북서태평양 내부에서도 태풍 호우의 변화는 균일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기후모델에 의한 지구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이용함으로써 관측된 변화는 온난화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밝혔다.

앞으로도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많고 강한 비를 머금은 태풍이 올 수 있다. 해수면과 대기 온도의 상승으로 태풍 호우가 더 강해지는데, 이때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고, 대기 온도도 상승하면 대기 상의 수증기의 양도 더 많아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메가시티(Mega-city) 등에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하고 가까운 미래 기후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대전 서구청)
(사진=대전 서구청)

동아시아 폭염·가뭄 동시발생 급증현상

이보다 앞서 2020년 11월 전남대학교 정지훈 교수 연구팀이 북반구 나무 나이테를 이용한 과거기후 복원자료와 지면모델링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동아시아지역에서의 폭염과 가뭄의 동시 발생이 급증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정 교수와 펭 장(Peng Zhang), 박사후 연구원의 주도하에 광주과학기술원·유타주립대·도쿄대·스웨덴 예테보리대·베이징대 등이 공동연구팀으로 참여했다. 공동연구팀은 나무 나이테 자료를 이용해 동아시아 내륙에서 토양수분과 폭염발생 빈도를 복원한 결과, 최근 이 지역 여름 기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뜨겁고 건조하게 급변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지표면의 수분증발이 늘어나면서 토양 속 수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나타난 결과다. 토양 수분의 결핍은 폭염 발생 때 대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고기압마저 유도해 폭염의 강도를 증폭시킨다. 이 상황이 다시 토양을 더욱 더 건조하게 하는 ‘양(+)의 기후 되먹임 작용’이 작동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기후 되먹임’이란 기후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말하며 원래의 과정을 증폭시키는 것을 ‘양(+)의 되먹임’, 감소시키는 것을 ‘음(-)의 되먹임’이라고 한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과거 260년을 대상으로 한 분석기간 동안 전례가 없는 강력하고 돌발적인 수준이며, 동아시아에서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정 교수는 “급격한 기후변화는 반건조지역인 몽골지역과 중국 북부지역에서 강하게 나타나지만,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한 뒤 “실제 2016년 8월 거의 3주에 걸쳐 한반도를 숨 막히게 했던 폭염 현상은 동아시아 내륙의 폭염·가뭄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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