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일 정상회담 이어 나토 무대 첫 연설
윤 대통령, 한․미․일 정상회담 이어 나토 무대 첫 연설
  • 송귀영 기자
  • 승인 2022.07.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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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 외교에서 대북 공조 메시지
6월 27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TV)
6월 27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TV)

(내외방송=송귀영 기자) 6월 29일(현지시간)과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서방의 대표적 군사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파트너 국가로 참석했다. 이번 회의가 관심을 끄는 것은 나토의 30개 회원국이 아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국, 곧 한국을 비롯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들이 초대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나토 동맹에 가입하기를 원하는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도 파트너국으로 초청을 받았다.

사실 아시아지역의 안보 동맹체로 쿼드(Quad)가 있기는 하지만, 나토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합쳐 대중국, 대러시아 공동전선을 펴나가자는 것이 나토 정상회의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을 바라보는 나토의 입장을 구체화하고, 중국의 도전을 처음으로 적시한 '2022 전략 개념' 문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 자체가 미․일․중․러 중심의 4강 외교도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호주, 양국관계 협력, 북핵․우크라 전쟁 논의

윤 대통령이 28일 오후 3시 50분부터 나토 정상회의 첫 공식 일정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조와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신 것을 거듭 축하드리고,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양국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앞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호주 수교 61주년을 맞아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에게 북한의 핵실험 도발 등에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앞으로도 강력하고 엄격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호주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스페인 국왕 면담 및 환영 갈라만찬

윤 대통령 부부가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하며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단체 사진 촬영 당시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포즈를 취하기 전, 자신의 뒷자리에 서 있던 윤 대통령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다. 두 사람이 재회한 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후 약 한 달 여 만이다. 만찬 시간에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만나 3~4분간 대화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취임과 지방선거 승리를 축하했고,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도 참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며 “나와 참모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 한․일 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29일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두 번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 두 번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됐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29일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두 번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 두 번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초청됐다. (사진=연합뉴스)

한․네덜란드, 원전 수주․북핵 대응․가치연대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실질 협력 및 지역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과 미래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의 한국 내 투자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원전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신규 원전 건설 등 원전 비중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이슈와 관련,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루터 총리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네덜란드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밖에 양국 정상은 우방국간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에도 공감을 이뤘다.

한․폴란드, 韓 기업․대북정책 관심 당부

윤 대통령은 오후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과 함께 북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관련 협력 방안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비공개 논의에는 투자 확대와 인프라, 원자력발전 등 실질협력 이슈가 논의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양국 정상은 교역․투자 확대는 물론, 인프라․에너지․방산을 아우르는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해왔음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폴란드 내 다양한 부문에서 공동이익에 기여하고 있는 300여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아울러 폴란드의 신공항 건설 사업 성공을 위해 양국 관계당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과 LNG 운반선과 관련된 협력 방안도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며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온 폴란드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한․덴마크, 녹색 전략적 동반자 확대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실질협력 강화방안과 북한 핵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한국과 덴마크의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양국간 협력이 에너지․환경을 포함한 폭넓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해상풍력 및 친환경 해운 분야에서 양국간 상호 투자와 기업 간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향후 해당 분야에서 협력 성과가 더욱 가시화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덴마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고, 이에 프레데릭센 총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덴마크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프레데릭센 총리의 한국 방문을 초청하며 양국 정상간 상호 방문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29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29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일 정상회담, 대북 3각 공조 강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3각 공조를 강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가장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과 관련해 우리의 삼자 협력을 더욱 조정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러한 형식의 대화가 지속되면서 3각 공고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지속해서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번 역사적인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개국 회담이 열린 것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약 5년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이니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국 협력을 강화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이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을 비롯한 추가적 도발 행위의 가능성이 점점 더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포함해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번에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일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담 이후 성명을 내고 “역사적인 삼자 회담”이라며 “세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삼자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진화하는 위협 대응”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尹 정상회의 연설, “北 핵․미사일 중대한 도전”

오후 3시 40분부터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이어 7번째로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고,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그간 북한 문제에 있어서 나토가 우리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나토의 이른바 ‘신전략개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단일국가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안보위협에 직면해있다”며 “신전략개념이 반영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 차원의 관심도 이러한 문제의식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 보건, 사이버안보 같은 신흥 기술 분야에서도 나토 동맹국들과 긴밀히 앞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경쟁과 갈등을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염두에 둔 듯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국이 1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을 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면서 "한국과 나토의 협력관계가 이런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국 정상이 나토 회의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으로, 연설은 3∼4분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29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29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프랑스, 원전과 우주산업 관련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를 포함한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한국과 프랑스가 양국간 협력의 폭을 확대시켜 온 점을 평가하고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효율적 탄소중립 실현 차원에서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며 안전한 원전 운영과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형 위성 개발을 포함해 양국간 우주산업 관련협력 또한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 및 우리 대북정책을 설명했고 북핵문제 관련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양국간 공조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끝으로 양 정상은 임기를 같이 시작하는 양국 신정부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으며 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이 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기업 참여

윤 대통령은 30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실질 협력방안과 함께 북한핵문제를 포함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당부하며 원전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양 정상은 먼저 양국이 원전․전기차․청정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음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체코 측이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피알라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피알라 총리는 한국의 기술력과 경험을 잘 알고 있으며, 체코 측의 최종 입장이 결정되면 윤 대통령의 설명을 적절히 고려하겠다고 했다. 피알라 총리는 아울러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지지를 표했다. 양 정상은 올해 하반기 체코의 유럽연합(EU)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한-EU 간 협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속한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캐나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윤 대통령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비롯한 경제․안보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트뤼도 총리는 새로 발표된 캐나다의 인도․ 태평양 전략 역시 역내 파트너 국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최우선적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양국이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북핵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및 평화 회복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캐나다가 강점을 가진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양국간 협력을 첨단기술, 인공지능, 저탄소 에너지와 같은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심화해 가자고 하면서 리튬·니켈·코발트와 같은 핵심광물의 공급망 분야 협력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영, 포괄협력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 채택

이어 윤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정무, 공동가치, 글로벌 공공재, 무역과 번영, 국방․안보 등 5개 분야 27개 항목에서 양국관계의 미래 비전을 포괄하는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존슨 총리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원자력발전 등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먼저,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통해 디지털, 공급망 등 새로운 경제통상 이슈에 관한 양자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전 부문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고, 존슨 총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표하며 변함없는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나토 총장 면담, 새 파트너십과 대표부 개설

윤석열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협력 확대와 소통 제도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나토가 올 하반기 새로운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양측간 협력이 확대되고, 한국의 주 나토대표부 개설로 양측간 소통이 더욱 제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파트너십 협력프로그램에는 군사․안보 협력을 넘어선 새로운 전략적 안보 협력관계에 관한 내용이 추가될 전망이다. 정부는 나토 동맹국들과의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환영하며 한국 정상의 참석은 나토 차원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역내 평화․안정과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상기하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나토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지속적인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끝으로 첫 해외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9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29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나토 '중국 견제' 공식화와 이번 순방 성과

나토는 29일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22 전략 개념’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며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했고, 러시아를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공식 규정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심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약화를 노린 그들의 상호 보강은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반한다며 러시아와 함께 중국의 포지션도 비판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은 이란처럼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해 거론했다.

세일즈 외교전에 집중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전통적 동맹국들과의 관계 개선, 동맹 공고화면에 있어서도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5년만에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돼 북핵 문제 공동 대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향후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고 북핵에 대한 3국의 안보협력 수준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한․일간의 공조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남겨진 문제들

이번 윤 대통령의 나토 순방은 첫 해외순방으로 여러모로 외교적 준비가 부족해 문제로 대두됐다. 이번 순방의 첫 공식 일정으로 예정됐던 한․핀란드 정상회담이 취소되고,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 등은 사실상 무산됐다. 여기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도 현지 사정으로 인해 연기돼 30일 만남이 성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룩(No Look) 악수 논란에 이어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 윤 대통령이 눈을 감은 순간 촬영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27~28일 독일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하고 오히려 군사 동맹체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점도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에서 위험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4년 9개월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도 좋지 않은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이 지소미아(GSOMIA, 군사정보보호협정)-악사(ACSA,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MD(미사일방어체제)로 이어질 경우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은 물론, 한국 군대가 대만이나 중국, 러시아의 분쟁지역에 진출하는 최악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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