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섬유 구조 분자, 세포막 파괴해 암세포 사멸 유도
(서울=내외방송) 항암 치료 시 가장 신경 쓰이는 내성 문제가 다른 세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해결될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유자형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곽상규 고려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암세포 리소좀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고, 약물 내성 극복이 가능한 항암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리소좀은 우리 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세포소기관을 재활용하는 소기관이다.
연구팀은 일정한 규칙으로 배열되는 자기조립을 통해 '마이셀 구조'를 띤 분자를 고안했다.
마이셀 구조는 안쪽에 기름과 친한 물질이 있고, 겉부분은 물과 친한 물질로 둘러싸인 공 모양이다.
이 구조는 생체 내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세포를 해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마이셀 구조에 'RGD 펩타이드(2개 이상 연결된 화합물)'를 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들었다.
이 분자는 세포 내 이입(세포 밖의 물질을 세포 안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암세포에 침투하는데, 암세포의 리소좀에서만 과발현되는 '카텝신B' 효소와 만나면 일부분이 절단돼 긴 섬유 모양의 자기조립체를 형성한다.
섬유 모양의 자기조립체는 암세포의 세포막을 파괴해 결국 사멸을 유도한다.
유 교수는 "암세포 리소좀 표적 물질 개발로 약물 내성이 없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화학 항암 치료제의 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타카리쉬나 자나 화학과 연구교수와 진성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Intra-Lysosomal Peptides Assembly for the High Selectivity Index against Can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