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한 안동, 전통 체험의 폭을 넓히자
[특별기획]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한 안동, 전통 체험의 폭을 넓히자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11.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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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글로컬콘텐츠' 국제컨퍼런스 지면중계 ②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지난 16일 국립안동대학교 국제교류관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글로컬콘텐츠'를 대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인문콘텐츠학회(회장 김상헌)와 (사)한국전자출판학회(회장 이건웅)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지역별 문화콘텐츠 발굴과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국제 섹션'을 통해 해외 각국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내외방송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와 방안이 나왔던 이번 국제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특별기획'을 통해 연재한다.  이 기획은 다양한, 그리고 새로운 문화콘텐츠 발굴에 필요한 힌트를 이번 연재를 통해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기조강연-유네스코 지정 유산 하회마을의 유산정책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부용대에서 바라본 안동 하회마을 전경. (사진=임동현 기자)
부용대에서 바라본 안동 하회마을 전경. (사진=임동현 기자)

유네스코는 안동 하회마을은 '가장 잘 보존된 대표적인 씨족마을의 예'라는 점과 '500년 동안 엄격한 유교 이상에 따라 촌락이 형성되었던 조선시대 유교 문화의 표상'으로 높게 평가했다. 이는 하회마을이 유형의 유산적 가치로만 등재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문화적 전통 역시 중요하게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류중용과 류운용, 그리고 서애 류성룡으로 대표되는 풍산 류씨의 연대가 동성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후손들이 그들의 정신을 잇기 위해 노력하면서, 씨족 중심의 연대가 강한 문화적 전통으로 굳어졌다. 

또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사회문제를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면서 보편적인 평등을 주장하고 계급제의 모순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공동출판의 전형'이라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유교책판>은 특정 공동체가 동의한 현인의 말씀을 후대에 전승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한국의 편액>, <내방가사>의 등재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세계적 중요성을 통해 가능했다.

하회마을의 유산들 모두 보존 정책을 잘 따르고 있지만 실제로 보존해야하는 것은 하회마을이라는 움직이지 못하는 유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동체의 안녕과 자기 삶의 이념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만들어내는 삶의 생태계이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보존 정책에는 '사람의 삶'과 '생태계'에 대한 보존이 누락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씨족 공동체의 전형성'은 마을의 형상과 가옥 구조 등을 통해 '기억'될 수는 있지만, 이것을 만들고 유지했던 '생테계에 대한 보존'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삶의 현장'으로 갖는 하회마을의 다양한 문화적 양상을 현대적 플랫폼으로 구현해, 하회마을이라는 건조물과 '단순 관광'을 넘어 그것이 가진 폭넓은 문화적 다양성과 전통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쪽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참여형 보존 정책'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관계맺음의 방식을 통해 하회마을의 활용 정책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K-전통'으로 그리는 문화도시 안동의 미래 : 정신문화수도 '안동'이 대한민국문화도시가 되기까지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온계종택 삼백당. (사진=안동시)
온계종택 삼백당. (사진=안동시)

문화도시는 '문화'라는 의미가 우리 삶의 방식을 포함한 모든 과정을 가리키는 것으로의 변화를 통해 문화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가치 지향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교통, 통신 기술 발달에 따른 문화적 획일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에 관한 관심이 늘어났고, 지역문화진흥법의 제정을 통해 법적 여건이 완비되면서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이 시작하게 됐다.

경북 안동시는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문화도시 지정사업에 낙방한 뒤 2023년 12월 대한민국문화도시에 선정됐다. 안동시는 경북 북부 지역의 중심도시이자 전통문화도시로 주변의 영주, 예천, 상주, 영덕 등과 함께 많은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K-전통'을 통해 경북 북부 지역의 상생을 도모하는 하나의 문화도시로서 청사진을 그릴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세계를 잇는 전통 거점 지역으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또 안동을 포함한 경북 북부 지역은 지역 소멸이 가속회되고 있어 위험도가 크기에 전통을 매개로 한 대한민국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지역 소멸 등 현실적 위기에서의 효율적인 방안으로 구현할 필요가 있다.

2024년 연말이 되면 2020년부터 활동해 왔던 1차 문화도시 사업 기간이 종료되기에 해당 도시는 저마다의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대한민국문화도시 사업은 사업 기간이 3년으로 문화도시 1.0 사업에 비해 1년이 짧으므로 문화도시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사업 초기부터 다루면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안동 관광의 킬러콘텐츠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효과적인 홍보 전략 : MICE 산업을 중심으로 (이웅규, 백석대학교 교수)

하회장터. (사진=임동현 기자)
하회장터. (사진=임동현 기자)

문화관광의 육성은 지역 문화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어 국제관광시장에서 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측면에서 안동이 풍부한 문화자원(유네스코 3대 카테고리)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콘텐츠의 관광 상품화가 미진하다. 신화, 전설, 민담, 민속놀이, 음식, 제사 등 문화적 유산이 개발되어 있어도 상품화되지 못하고 잘 알려지지도 않은 상태다. 더불어 관광 시설에 대한 투자와 도로 접근성 문제 해결에도 불구하고 안동 관광은 경유형에 그치고 있어 지역 안에서 관광객의 지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이런 면에서 현대적 의미의 관광홍보수단인 MICE 산업을 중심으로 한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 (기자 주 : MICE 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국제회의와 관광, 전시 및 박람회 등을 복합적인 산업의 의미로 해석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MICE 산업은 고부부가치를 통한 고수익성 산업으로서뿐만 아니라 개최지역 및 국가의 대내외적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MICE 산업이 국제회의 참가자 대부분이 각국의 해당 분야 여론주도층으로 직간접 홍보 효과가 큰 산업이라는 점과 MICE를 개최하는 지역과 국가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세계적 홍보가 가능해 킬러콘텐츠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홍보할 긍정적 효과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MICE 산업과 연계한 안동 관광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킬러콘텐츠화 하는 홍보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방안으로 ▲국제 컨퍼런스 및 세미나 유치 ▲포상관광 패키지 또는 MICE 산업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디지털 및 소셜미디어 캠페인 전개 ▲문화체험성 포상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제공 등을 제안한다.

하회선유줄불놀이 속 '혼'의 이중적 의미 : 인문콘텐츠로써의 가능성 (송현희, 전북대학교)

하회선유줄불놀이. (사진=안동시)
하회선유줄불놀이. (사진=안동시)

'하회선유줄불놀이'는 배를 타고 노니는 선유와 우리나라의 전통 불놀이인 줄불놀이가 결합된 형태로, 과거 하회의 양반들이 칠월 기망에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라마 <악귀>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라는 중요한 의미로 등장했다.

줄불놀이에서 불꽃이 떨어지는 모습에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지만, 연구자는 인간 삶의 모든 감정들이 들어가 있다고 보았다. 불이 떨어지면서 내는 색은 여러 단층의 색 향연을 보여준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방향성은 '혼'의 승천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그 반대되는 원혼의 스러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악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줄불놀이는 태워서 아래로 그 재가 위로 날아가며 원혼의 사라짐, 남은 인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고 본다. 극 중 나오는 악귀의 소멸과 인간의 또 다른 살아감의 의지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동서양의 의미처럼 '재탄생'의 새로움을 부여할 수 있다. 원래 줄불놀이를 그대로 드라마에서 보여준다는 것은 민속적 의미의 되새김일뿐 아니라 그 가치에 대한 인문학적 콘텐츠의 새로운 발현이라고 본다.

<악귀>에 등장한 선유줄불놀이는 하나의 결말로도 휼륭하지만 극의 처음과 끝을 연결해 마무리함에 있어서 또 다른 재생산의 의미까지 생성해냈다고 본다. 줄을 타고 사방으로 흩어지는 불은 화려하지만 남아있지 않다. 이승에 미련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천도제처럼 인간에게 태어남과 죽음은 모두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마무리된다. '혼'이 누구에게나 있다면 그 마무리가 자연스럽게 스러지는 표현으로 상징되는 줄불놀이는 하나의 의미있는 문화일 것이다.

상징조형물을 통한 도시 이미지의 예술적 재현 : '원이엄마' 조형물 <아가페상> 비판적 고찰 (김민옥,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아가페상. (사진=안동시)
아가페상. (사진=안동시)

1998년 발견된 '원이엄마편지'는 조선 시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쓴 아내의 편지로 죽음 앞에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적인 의미, 숭고한 사랑을 담고 있는 기록자료이자 조선 시대에 흔히 볼 수 없는 수평적 부부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매력적인 단어와 문체로 표현해 당찬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모티브로 한 원이엄마콘텐츠는 조선 시대 여성에게 부과된 이상적인 여성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원이엄마를 소재로 한 소설 모두 고통과 사랑, 인내로 숭고한 사랑을 지켜낸 캐릭터로 표현했고 조형물인 <아가페상>과 <모자상> 모두 소설 속 캐릭터와 비슷하게 전통사회 여성에게 부과된 이상적인 '현모양처'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원이엄마 조형물이 관광객이나 시민들과 접촉하고, 인식이라는 과정을 거쳤다고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조형물이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수용자가 스스로 발견하고 그것을 마음 속에 '의미화'하여 즐길 때 문화콘텐츠로서 의미를 완성하는 것이다. 

특히 조형물은 소설, 영화, 드라마처럼 서사에 의한 상호작용이 아니라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형상을 시각적 정보로 경험하는 것이기에 설치된 장소와의 맥락이 적합하게 연결되고,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예술적으로 형상화될 때 설득력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도시가 그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 의미를 이어나갈 지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이 있어야한다.

전통적 사회에 이상적인 여성상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원이엄마콘텐츠는 관광객들에게 순간적인 자극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 외에 어떤 공감의 지점을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 경험한 어떤 도시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거나 확인하려 한다. 그 도시가 보여주고픈 이미지와 수용자가 소비하고 싶은 이미지가 일치했을 때, 그 이미지는 무비판적으로 재생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존의 역사문화자원은 서사의 개발을 통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상징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적 재현에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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