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지선 기자) 미국에서 자식처럼 생각하는 반려견을 곰으로부터 구한 훌륭한 견주가 있어 화제다.
견주는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곰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맨주먹으로 맞섰다.
8일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네바다 카운티에 사는 칼레브 벤햄은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달 25일 집 바깥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갔다. 그의 반려견인 핏불 ‘버디’가 마당에서 놀고 있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였다.
그의 눈앞에 나타난 건 160kg 정도의 커다란 흑곰이었고, 40kg이 조금 넘는 버디의 머리를 물고 30m가량을 끌고 가던 참이었다. 버디도 투견의 일종인 ‘핏불’이지만 4배나 큰 곰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그 상황에 ‘나의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회상했다.
자신의 아이를 구한다는 일념으로 벤햄은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주저함 없이 곰에게로 달려나갔다.
그는 “곰을 쓰러뜨리고, 목을 붙잡고 곰이 도망칠 때까지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말했다.
곰과 몸싸움을 해 바닥에 뒹굴기까지 한 그는 다행히 큰 부상 없이 버디를 구해냈다.
그러나 버디는 많이 다친 상태라 목숨까지 위태로운 것처럼 보였다.
버디는 눈 주위와 입술, 귀 등 머리 부분을 곰에게 집중적으로 물려 찢어지거나 구멍이 났다. 머리에는 진물이 나와 나중에 병원에서 호스를 삽입하기도 했다.
벤햄은 곰이 달아난 후 곧바로 버디를 안고 집을 나섰다. 코로나19로 집 근처 동물병원은 다 문을 닫았고, 좀 먼 곳에 있는 그래스 밸리의 ‘마더 로드’ 동물병원을 찾아 세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다.
버디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에도 몇 차례 더 곰이 집을 찾아왔다고 벤햄은 밝혔다.
벤햄은 “먹잇감을 놓친 곰이 다시 먹이가 있는 곳을 찾는 듯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는 흑곰이 2만5000~3만 마리 정도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 큰 암컷 흑곰의 경우 45~90kg이며, 수컷의 경우는 70~160kg 수준에서 270kg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