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고원만 기자) 1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국민 5명 중 1명은 위험한 수준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은 3명 중 1명이 우울위험군에 속하고, 30대 남성은 약 22%는 극단적 선택을 떠올리는 등 젊은 층의 정신건강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전국의 18~71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정신건강 상태(불안과 우울, 극단적 선택 생각)를 파악하기 위해 2020년부터 3월, 6월, 9월, 12월에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우울위험군 비율은 18.9%로, 3월(22.8%)보다는 3.8%p 줄고 9월(18.5%)보다는 0.4%p 상승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13.6%로 3월보다는 2.7%p 줄었고 9월보다는 0.2%p 감소했다.
그러나 2020년 3월 기준 우울위험군 비율은 17.5%,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사람은 9.7%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 우울점수는 총 27점 중 5점으로, 같은 해 3월(5.7점) 대비 0.7점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의 우울 점수와 우울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았다. 12월 조사 결과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60대 이상(4.2점)보다 1.5배 높았다. 우울위험군 비율은 27.8%로, 60대(13.8%)의 약 2배, 50대(16%)의 1.7배 수준이다.
2020년 3월 첫 조사 이후 30대의 우울위험군 비율은 지속적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대는 지난해 3월 6.7점 등 다른 연령대보다 우울 점수가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점수인 5.0점으로 내려왔다.
성별로 보면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우울 점수는 5.7점으로, 남성의 4.4점보다 높았다. 우울위험군 비율도 여성이 23.1%, 남성은 14.9%를 기록했다.
특히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는 7점, 우울위험군이 33%로 3명 중 1명이 위험 수준의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3월 조사 이후 2021년 3월 16.3%까지 늘었으며, 지난해 9월부터 13%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극단적 선택을 떠올린 사람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가 18.3%로 가장 높고 20대 17.3%로 그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은 8.7%, 50대는 10.4%였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의 성별은 대부분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남성 13.8%, 여성 13.4%로 0.4%p 차이를 보였다. 30대 남성이 22.4%로 가장 높았고, 20대 여성 17.3%, 20대 남성 17.2% 순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점수는 총점 3점 중 1.7점, 불안 점수는 총점 21점 중 4.6점이다. 일상생활 방해 정도는 총점 10점 중 5점으로 2020년보다는 감소했고, 6·9월과 비슷했다. 사회·여가활동이 방해 정도가 가장 높고 가정생활, 직업 방해 순으로 파악됐다.
심리적 지지를 하는 대상은 가족이 62.3%로 가장 높고 친구·직장동료가 20.6%로 조사됐다. '없다'는 답변도 11.3%를 차지했다.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47점, 1.46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보다는 늘었다.
필요한 서비스로는 감염병 관련 정보(2.13점)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심리상담(1.47점), 정신과 치료(1.46점)가 필요하다는 대답은 2020년 3월(각 1.02점, 0.81점)보다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