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ICBM 실험 모라토리움 폐기선언?...선택지 고민하는 美
北 핵·ICBM 실험 모라토리움 폐기선언?...선택지 고민하는 美
  • 서효원 기자
  • 승인 2022.01.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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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TV는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전술유도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TV는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전술유도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북한이 17일 탄도미사일 추정체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4일에 이어 사흘만이고,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북한은 두 차례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방력 강화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세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었다.

북한 연초 무력시위는 핵 협상용 도발

20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북한의 입장과 관련해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한 데 대해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1일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이 제재 완화는 물론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향후 더 많은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北 ‘핵·ICBM 실험 모라토리움’재검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적으로 중단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하지만 4년만에 전면적으로 폐기를 선언하고,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정치국 회의는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대북)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했다”면서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에 철저히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미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현 한반도 주변 정세와 일련의 국제 문제들에 대한 분석 보고를 청취하고 금후 대미 대응 방향을 토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미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현 한반도 주변 정세와 일련의 국제 문제들에 대한 분석 보고를 청취하고 금후 대미 대응 방향을 토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전면 폐기 재검토에 나선 이유

북한이 이렇게 태도를 바꾼 이유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이다. 우선 주목할 것은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와 관련한 모라토리움 폐기선언을 한 시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라는 점이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 지난 1년간 미국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북한 내부의 경제적 위기 상황을 역이용해 전략적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 때문에 북한은 핵실험과 ICBM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움 폐기를 지렛대로 승부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강경대치 하고 있는 데다 중국간의 패권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존재를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전선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해도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므로 북한이 모라토리움 폐기를 선언하면서 미국을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 북한이 4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때마다 국무부는 규탄했지만 정작 바이든대통령의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당분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히고 있다.

북한 비호하는 중국의 속내는 미국 힘빼기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은 평화로운 올림픽 축제 분위기 조성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감싸기를 하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재를 추가하거나 이에 대한 군사대응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중국의 노림수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을 하는 것을 철저하게 막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비판하기보다는 외교적인 말로 풀어가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이 계속 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북한이 미국을 자극한다면 미국이 훨씬 강력한 공격·방어용 무기를 한국에 배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일 화상 정상회담 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미일 화상 정상회담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군사적 대응에 나선 미국의 선택지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는 미국은 이례적으로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네바다함’이 괌 기지에 기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과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 논의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행동에 대해 명분 쌓기용인 셈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8일 워싱턴포스트와의 화상대담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겠다”면서 “그들의 공격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도 같은 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 위협을 평가절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간 첫 화상 정상회담 후 백악관이 낸 보도자료에서 미국과 일본 정상이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규탄하며 양국은 물론 한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쿼드' 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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