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가 선정한 ‘세계 10대 지정학적 리스크’
美 싱크탱크가 선정한 ‘세계 10대 지정학적 리스크’
  • 서효원 기자
  • 승인 2022.02.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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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리스크는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이미지=홈페이지 캡처)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이미지=유라시아그룹 홈페이지 캡처)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매년 지정학적 10대 리스크를 발표하는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2022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혼란한 국내 문제에 더욱 집중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가 나타날 것이며,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지 않고 중국도 이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두 강대국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전쟁의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고 더불어 글로벌 리더십의 역할 또한 조정될 수밖에 없어 세계무대에서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이고 군사적·경제적·외교적·문화적 힘을 전 세계에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지만 G7 국가 중에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나라이며, 극도로 분열된 미국 내 정치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의 경찰 역할을 맡는 일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으리라 전망했다. 여기에 1월 6일은 미국의 현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정치적 비극이었던 의사당 난입 폭거를 기념하는 날로 9·11 이후 가장 비극적인 사태를 맞이했고, 미국 시민들이 정치적 관점의 차이로 상대방을 주적으로 여기는 현실을 상징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중국 역시 고속 성장에 뒤이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을 이뤘지만 사회적 화합과 정치적 안정을 위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장애를 겪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경제활동 재개한 뒤에 지금은 가장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지역 봉쇄를 실시하면서 대중의 반발이나 경제적 타격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최근 더욱 독재적국가자본주의로 흐르고 있다. 올 가을에 열리는 제20차 당대회에서 역사적인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보하는 것을 앞두고 국내 정치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강대국이 국내 문제로 전쟁을 벌일 위험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문제에 대해서는 리더십이나 조정능력이 약화되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공동 대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양국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은 답답한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베네수엘라, 에티오피아에서도 인도주의적 비극을 불러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2022년을 글로벌 리더십 공백이 가장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지정학적 10대 리스크를 발표하는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최대 리스크는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라고 전망했다. (이미지=유라시아그룹 홈페이지 보고서 캡처)
매년 지정학적 10대 리스크를 발표하는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최대 리스크는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라고 전망했다. (이미지=유라시아그룹 홈페이지 보고서 캡처)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로 글로벌 공급망 타격

백신 및 치료약 보급 확대로 입원 및 사망 리스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역적 편차는 크고, 선진국들도 공급망 제약 및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경제적 타격은 이어지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전략으로 재화의 공급은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서방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실패하고, 자신들의 코로나 제로 정책이 성공한 정책이라 선전해 한때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이 중국의 정책을 따라하곤 했다. 하지만 완벽한 봉쇄를 통한 해결방안은 불가능할뿐더러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방해하므로 이들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강력한 지역 봉쇄로 초기 감염 억제에 성공했지만, 이는 항체 형성을 제한했고, 변이의 출현으로 더 강력하고 광범한 지역 봉쇄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정부 부담은 커져가고 경제적 타격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2월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중국은 완벽한 봉쇄를 기본으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대실패로 돌아갈 것이며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는 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으로 이어지고, 공급 차질이 올해 해소되더라도 많은 부문에서 해운운임 상승으로 중소기업에 타격을 주는 등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충격이 글로벌 경제로 확산되면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불균형 심화 등으로 정부 불신이 증폭되고, 정치적 불안이 커질 수도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비용 상승으로 이미 부채 및 적자 수준이 심각한 국가들은 소위 부채 폭탄으로 번질 환경이 조성될 우려가 크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0월과 11월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을 사실상 결정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 공산당은 오는 10월과 11월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을 사실상 결정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거대 하이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공간 지배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테크노폴라(Technopolar) 시대가 도래하면서 2022년에 개인정보 해킹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새로운 디지털 공간 영역에서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제는 물리적 세계에서는 어느 나라도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어 혼란에 빠져 있다. 온라인 내에서의 선동들이 넘쳐날 것이고, 디지털 공간도 지배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 각국 정부가 규제 강화를 시도하지만 기술기업의 부상을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에 따른 정국 혼란

11월에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새로 취임한 대통령의 첫 임기 중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로 누가 승리하더라도 국론은 크게 분열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이례적으로 낮은 데다가 통상 야당이 승리해왔다.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회복할 것이고,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면서 정국이 혼란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2024년 대선출마를 선언할 수도 있다.

시진핑 장기집권과 중국 내부 문제

올해 미·중간의 긴장이 위기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적인 3연임을 향한 가도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지만,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인한 후유증과 시 주석의 권력 안정을 위한 공동 부유 노선에 따라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는 한편, 주석의 경제정책은 외국투자기업들의 탈중국을 부추기고 점차 경기 침체 리스크를 고조시키면서 정치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국경 갈등을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킴으로써 국제 사회에 위기감을 더해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경우 러시아는 미국의 보복에 직면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NATO 연합군이 러시아와의 국경지역으로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과 동시에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시위를 감행하면서 인도-태평양 등 지역에서 미국 혹은 미국과의 동맹을 몰아내려고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 이란이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이란에 대한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중국과 이란이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이란에 대한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이란 핵 합의 더딘 가운데 지역 내 충돌 위험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급격히 추진하고 있지만, 외교적 해결책의 진전은 더딘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과 냉각된 관계를 풀 준비가 안 돼 있다. 외교적 노력이 얼어붙어 있는 현 시점에서 미국은 이란을 통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행동을 포함해 다른 대안을 숙고 중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권은 선택할 수단이 제한적일 뿐이고, 아직 이란이 핵 협상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란이 스스로 핵 합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언제든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 대응 지연

탈탄소는 세계적 추세이지만 이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 인상과 기후변화 목표에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 왜곡과 공급망 붕괴가 일어나면서 탈탄소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은 어려운 국면을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UN 기구 주도로 에너지 전환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공동 노력은 꾸준히 논의될 것이나,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다. 당분간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화된 미·중의 영향력으로 인한 글로벌 권력 공백

바이든 정권의 ‘America is Back’ 슬로건에도 미국은 이미 글로벌 경찰 역할 수행에 급격히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중국도 연말에 있을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 확보를 앞두고 코로나19 대응 등 국내에서 부상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나 일본, 영국 등의 또 다른 강대국들이 그 빈틈을 메우려 할 것이지만 미국의 공백을 메우지는 못하면서 힘의 공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문화전쟁에서 다국적기업 리스크 해결비용 증가

글로벌 브랜드들이 기록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올해는 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국적기업들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에 일반 대중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응징하는 현상인 취소 문화(cancel culture)에 따라 이러한 리스크 해결을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방과 중국 사이에 낀 다국적기업들은 쌍방향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고, 중국의 인권문제로 서방세계의 규제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과 저금리 리스크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2년 터키 경제 및 국제적 위상을 더욱 추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터키는 지금 실업률은 높고 인플레이션은 치솟고 있으며 리라화는 약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3년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터키의 서민층들이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외교 스탠스는 ‘투쟁적’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미국과 정면충돌하게 되면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1년을 맞은 시점에서 미국은 두 편으로 완벽히 갈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인기도 급속도로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론으로 흘러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1년을 맞은 시점에서 미국은 두 편으로 완벽히 갈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인기도 급속도로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론으로 흘러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냉전 2.0, 대만, 브라질, 난민 위기 등도 리스크

첫째, 미국 내 강경론자들은 미국 및 중국 경제의 비동조화를 주장하나,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고 양국은 복잡한 공급망으로 엮여 있는 등 양국 경제는 점차 연계를 심화시켜가고 있다. 동시에 다른 서방 동맹국들도 중국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필요로 한다. 둘째, 지금 국제사회에는 중국이 곧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지 않으면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셋째, 높은 인플레이션과 침체된 경제로 인해 브라질 볼소네로 대통령의 인기가 하락함에 따라 10월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럴 경우 국가 재정 확장 공약에 따라 시장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넷째, 2022년에도 중동이나 아프리카 각국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들이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EU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불법 이민 대책과 국경 감시 대책을 강화해 2015년의 난민 위기가 되풀이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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