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소·햇빛 이용해 과산화수소 생산 가능해진다...KAIST, '고효율 삼상 산화물 촉매' 개발
물·산소·햇빛 이용해 과산화수소 생산 가능해진다...KAIST, '고효율 삼상 산화물 촉매' 개발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03.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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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으로 과산화수소 생산 가능...경제성·생산성 다 잡았다
의약품·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관련 산업에 상용화 앞당길 것
금속산화물을 이용한 산소로부터 물과 햇빛을 이용한 과산화수소 생산 모식도(사진=KAIST)
금속산화물을 이용한 산소로부터 물과 햇빛을 이용한 과산화수소 생산 모식도(사진=KAIST)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물과 산소만으로 햇빛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KAIST는 31일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물과 산소만으로 햇빛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주로 ▲소독 ▲염색 ▲산화제 ▲의약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켓 추진연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 유용하게 쓰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구조체 촉매'는 빛을 흡수해 산소 분자를 과산화수소 분자로 선택적으로 환원(원래 상태로 되돌림)시킨다.

이 기술은 현재 공정에서 이용되는 고가의 '팔라듐 촉매'보다 적게는 1500배에서 많게는 11만 5000배 저렴한 ▲코발트 ▲티타늄 ▲철 산화물을 이용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또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유기화합물 없이 지구에 풍부한 물과 산소, 햇빛만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현재 과산화수소 생산은 대부분 '안트라퀴논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안트라퀴논 공정'은 고압의 수소 기체와 비싼 팔라듐을 기반으로한 수소화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유기 오염 물질이 방출돼 환경 문제도 유발한다.

반면,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산소를 과산화수소로 환원시키는 '광촉매'는 반도체 특성을 갖는 '전이 금속산화물'을 이용할 수 있어 '팔라듐 촉매'보다 수 천배 이상 저렴하다.

지구에 풍부한 산소와 태양에너지를 통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광촉매'에도 단점은 있다.

기존의 광촉매에는 산소로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전자를 전달하는 '산화 반응(산소와 화합해 전자를 잃음)'에서 과산화수소보다 더 비싼 '알코올류의 산화제'를 첨가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생산된 과산화수소도 광촉매 표면에서 빠르게 분해돼 효율성이 떨어졌다.

삼상 산화금속 전자 현미경 이미지(왼쪽) 및 촉매 반응 모식도(오른쪽)(사진=KAIST)
삼상 산화금속 전자 현미경 이미지(왼쪽) 및 촉매 반응 모식도(오른쪽)(사진=KAIST)

이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고가의 '팔라듐 촉매'보다 훨씬 저렴한 ▲코발트 ▲티타늄 ▲철 산화물을 '요소-수열 합성법'을 통해 나노 구조화했다.

두 가지 이상의 금속 조합을 갖는 금속산화물의 경우 보통 각기 다른 금속이 혼합돼 한 가지 구조의 상을 형성한다.

이에 반해 연구팀은 코발트 전구체(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의 비율을 높여서 철과 코발트 산화물을 분리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 2가 철 산화물의 '화학적 비안정성'을 이용해 티타늄 산화물을 분리하면서 각기 다른 세 가지 금속 산화물이 각자의 산화물 상으로 분리돼 형성되는 '삼상 산화물(Triphasic metal oxide)'를 합성했다.

이 원리를 이용한 '삼상 산화물 광촉매'는 2차원적으로 보면 넓은 나노시트(nanosheet) 형태의 '코발트 산화물'이 있고, 그 위에 코어-쉘 구조(core-shell: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사용 가능한 구조)를 가진 '철 산화물-티타늄 산화물 나노입자'가 배열돼 있는 독특한 구조를 띤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사진=KAIST)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김형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코어-쉘 구조'의 나노입자는 효율적으로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흡수해 전자를 전달한다는 것을 계산 과학을 통해 입증했다.

'코발트 산화물'은 알코올류를 이용하지 않고도 원활하게 전자 전달을 할 수 있다.

'코발트 산화물'이 기존 물 산화 반응 촉매로 가장 잘 알려진 물질이면서 물 분자를 흡착해 산소를 환원하고, 전자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철 산화물-티타늄 산화물 나노입자'는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흡수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을뿐 아니라 산소 흡착 능력이 우수해 산소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이 입자는 '코발트 산화물' 위에 배열돼있어 물 산화 반응에서 생긴 전자를 철 산화물이 받아 티타늄 산화물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산소 환원 반응을 통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과산화수소는 환원점과 산화점이 분리돼있는 광촉매의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분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농축되는 특성을 가진다.

강 교수는 "친환경적인 이 기술은 수소 분자와 유기물질을 이용하지 않아 안전성이 뛰어나고, 값이 저렴한 금속산화물을 이용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며 "광촉매에서 문제가 됐던 과산화수소 분해 문제나 알코올 산화제 이용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하며 광촉매를 통한 과산화수소 생산의 상용화를 기대했다.

이 연구는 김건한 박사(현 옥스포드 대학교 화학과, 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김형준 교수(KAIST 화학과)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강정구 교수(KAIST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5일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9.37)'에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 Triphasic metal oxide photocatalyst for reaction site-speciific production of hydrogen peroxide from oxygen reduction and water oxi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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