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작가의 '그림자'부터 김명화 작가의 '시간의 겹 공간의 겹' 신비로운 무대로 초대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서울 인사동길에 위치한 갤러리인사아트와 갤러리 이즈에서의 추억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27일 이 두 곳을 집중 취재했다.
봄이라 맑은 하늘, 나른한 오후시간, 갤러리인사아트에서는 이혜진 작가 개인전 '그림자'와 윤경희 작가의 'Another Space'가 열리고 있었다.
먼저 이혜진 작가의 '그림자'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제목만 접했을 땐 어둡고 음침한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전시장에 들어섰을 땐 밝은 웃음이 지어졌다. 느낌은 '밝음' 그 자체였다.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자라는 것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어서.
작가는 맑고 밝은 그림자와 신비하고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그런 그림자를 표현했다. 특히 작가에게서 특별히 국립현대미술관을 그렸다는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작품도 여유롭고 맑은 영혼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았다.
작품들의 제목은 적어놓지 않았지만 작가가 봤던 그림자들을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힐링은 물론이고, 긍정적인 꿈을 꿔보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이다.
빛과 그림자가 적절히 배치돼 마치 사진이나 실제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갤러리 안이 밝게 빛나는 듯 싱그러웠다.
지난 2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는 윤경희 작가의 'Another Space'는 조금 난해한 작품들이었지만 '우주'라는 공간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바라봤다.
종교와도 연결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았고, 우주 안에 만약 갖힌다면 이렇게 난해한 광경 속에서 헤매게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러한 복잡한 공간을 열고 나오면 어떤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가 또 있을지 모르는 우주라는 세계를 마음껏 그려보고 연결도 시켜봤다.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조금 더 옆쪽으로 이동하면 '갤러리 이즈'라는 전시회장이 나온다. 많은 작품 전시회들이 있었는데, 굳이 꼽자면 여덟 번째 김명화 개인전이 마음에 가장 와닿았다.
김명화 개인전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달'과 '매화'를 주제로 한 '시간의 겹 공간의 겹'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다. '사색이 되는 곳', '기다리는 곳으로'라는 작품이 맨 처음에 눈에 들어왔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기다리는 곳을 희망하고 인내한다. 사색이 되는 곳에서 마음껏 꿈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날개를 펼친다. 둘 다 초승달을 모티브로 해 표현한 것 같아 더욱 끌리고 애절했다.
'사유의 공간' 시리즈 작품들에는 초승달이 꼭 등장했다. 평소 달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인지 마음에 쏙 들어왔다.
'겨울을 품은 봄 매화'는 이름부터 아름다웠다. 사납고 역동적인 겨울, 싸늘하고 어두운 겨울을 감싸줄 수 있는 봄의 마음 크기는 얼마만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따스함만이 차가움을 떠안을 수 있다. '겨울을 품은 봄 매화'라는 제목을 한 작품들에도 초승달과 보름달이 등장했다. 큰 달, 작은 달 귀엽고 든든한 나름대로의 달 표현은 훌륭했다.
'당신이 있는 곳'이라는 작품은 그 작품 어딘가에 내가 서있는 기분, 그것을 먼 곳에서 혹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점 또한 맛볼 수 있었다. 큰 보름달이 그 풍경 부분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것 같다.
태양이 뜨겁고 활동적이고 화려한 기질을 지녔다면 달은 풍요롭고 그득한 느낌을 자아낸다. 달은 차가운 느낌도 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따스함을 느꼈다. 단아하고 기품있는 달의 느낌을 카메라에 담아 두고두고 보고 싶다면 김명화 작가의 '시간의 겹 공간의 겹'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인사동길은 바쁜 길이 아니다. 여유롭고 복닥복닥 사람 보는 재미에 걸어도 보고 한국적인 흥과 멋에 취해 보는 사색의 길이다.
인사동 전시들은 분기별로 개장했다 닫았다를 반복한다. 인사동 전시를 보는 재미는 나름대로 쏠쏠하다. 인생 작품을 만나 인생 컷을 찍어보고 싶다면 인사동에 있는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단아하고 멋스럽고 깊이있는 작품들과 조우해봄이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