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뇌 투명화 기술과 초고석 전뇌 면역염색 기술 활용
다양한 기억저장 세포 자극해야 회상 유도돼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기억저장 세포의 뇌 지도를 밝혀내 앞으로 기억 원리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가능해질 거라는 전망이다.
KAIST는 2일 "기억을 저장하는 다양한 뇌 부위 세포들의 분포를 지도로 제작하는 기법 개발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박영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정광훈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와 스스무 도네가와 교수 공동연구팀과 함께 단일 기억을 저장하는 세포들을 생쥐위 뇌 전체에서 매핑(지도화)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공간 공포 기억을 저장하는 새로운 뇌 부위 세포들을 발견한 것이다.
기억은 주로 몇몇 뇌 부위에만 국한해 연구됐다.
공포 기억은 편도체, 공간 기억은 해마의 세포들에 저장된다고 생각했으며 주로 해당 뇌 부위들이 연구 대상이었다.
하지만, 단일 기억이 다양한 뇌 부위에 나눠 저장될 것이라는 가설도 제시됐는데 이 가설은 지금까지 기술적인 한계로 기억을 저장하는 세포들의 분포를 뇌 전체에서 매핑하는 검증을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했던 전뇌(뇌 전체) 투명화 기술(SHIELD)와 초고속 전뇌 면역염색 기술(eFLASH)를 통해 공간 공포 기억을 학습한 생쥐가 학습 기억을 회상할 때 모두 활성화된 세포들을 뇌 전체에 매핑했다.
이를 통해 공간 공포 기억을 저장하고 있을 확률이 높은 뇌 부위의 세포들을 생쥐 뇌 전체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이후 연구팀은 해당 세포들을 광유전학적 방법(빛으로 생체조직 세포들을 조절)으로 조절해 해당 세포들에 공간 공포 기억이 저장됐음을 확인하고, 이 기억을 저장하는 7개의 새로운 뇌 부외와 세포들을 찾아냈다.
그렇다면 기억을 하기 위해 다양한 뇌 부위의 기억저장 세포들이 모두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Yes'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화학유전학 기법(특정 단백질을 유전학적 방법으로 변형해 기능 조절)을 통해 다양한 뇌 부위의 기억저장 세포들을 한꺼번에 자극해봤다.
그 결과 뇌의 한 부위의 기억저장 세포를 자극했을 때와는 다르게 자연적인 기억 회상에 가까운 기억의 완전한 회상이 유도됐다.
이는 다양한 뇌 부위의 기억저장 세포들의 활성이 기억에 모두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영균 교수는 "이 연구는 연구팀이 기존에 개발한 기술들에 힘입어 기억저장 세포의 매핑을 최초로 실현하고, 이를 통해 단일 기억이 다양한 뇌 부위 세포들에 흩어져 저장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기억저장 세포의 뇌 지도는 각 뇌 부위의 세포와 세포 간 상호작용이 기억에 있어 각각 어떤 세부적인 기능을 하는지에 관한 연구를 촉진함으로써 기억의 메커니즘(원리)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4월 4일 게재됐다(논문명: Brain-wide mapping reveals that engrams for a single memory are distributed across multiple brain reg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