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있는 일산화탄소를 '미생물 먹이'로...앞으로 지구 살리며 바이오산업 이끈다
독성 있는 일산화탄소를 '미생물 먹이'로...앞으로 지구 살리며 바이오산업 이끈다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07.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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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친환경 기술로 재활용
고농도 일산화탄소 조건에서도 생명 활동 지장 적은 돌연변이체 발견
독성 있는 일산화탄소를 미생물 먹이로 재활용하는 것
조병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사진=KAIST)
조병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사진=KAIST)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자) 앞으로 산업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바이오 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KAIST는 15일 '내외방송'에 자료를 보내 "조병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산업 부생가스(부산물) 등으로 대량 발생하는 고농도 일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바이오케미컬(생화학)로 전환할 수 있는 '생체촉매(극소량으로도 세포 반응 크게 증가시킴) 기반 C1(탄소원자)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1이란 ▲셰일가스(퇴적암층에 매장된 가스) ▲이산화탄소(CO2) ▲일산화탄소(CO) ▲바이오가스 유래 메탄(CH4)처럼 탄소의 개수가 1개인 가스를 말하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이란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태양 에너지를 받아 자란 식물자원에서 화학제품원료나 연료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석유자원의 고갈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이에 탄소 포집이나 전환 같은 기술들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가 커지면서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생체촉매 기술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C1 가스 바이오 리파이너리 개요.(사진=KAIST)
C1 가스 바이오 리파이너리 개요.(사진=KAIST)

연구팀은 아세토젠 미생물을 생체촉매로 활용한 C1 가스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토젠 미생물은 C1을 기반으로 기체를 우드-융달 대사회로(가장 에너지효율이 높은 효소촉매 반응)를 통해 아세트산을  만든다는 특징과 산소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혐기성을 띤다.     

    아세트산은 식초 속에 함유돼있으며 신맛을 담당하고, 생체 내 물질대사를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이 미생물을 생체촉매로 활용해 산업 부생가스를 활용하는 기술에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독성가스인 일산화탄소의 농도 때문이다.

60% 이상의 고농도 일산화탄소 조건에서 이 미생물의 생명 활동은 크게 저하된다.

보통 C1가스는 공정 과정에 따라 적게는 10%, 많게는 70% 정도의 일산화탄소가 포함돼 있다.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고효율 생체촉매 개발을 하기   해서는 일산화탄소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적응진화 기법 활용한 일산화탄소 내성 향상 미생물 확보.(사진=KAIST)
적응진화 기법 활용한 일산화탄소 내성 향상 미생물 확보.(사진=KAIST)

이를 위해 연구팀은 아세토젠 미생물 중 하나인 유박테리움(단단한 세포벽을 가진 균)  리모숨(흙과 물에서 많이 발견되며 장의 염증을 진정시키는 유익균으로 알려짐) 균주를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지속적으로 노출해 일산화탄소에 대한 내성이 뛰어난 돌연변이체를 발굴했다.

  그 결과 해당 돌연변이체는 같은 조건에서 야생형 미생물보다 약 6배 정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이 속도는 지금까지 보고된 아세토젠 미생물 줄 이 조건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연구팀은 이 돌연변이체의 유전체 서열분석을 한 결과 아세틸 조효소A(포도당이나 지방산이 화학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화합물) 합성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내에도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을 규명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 구조예측을 통해 이 돌연변이가 일산화탄소 내성과 고정률 향상을 유도했음을 밝힌 중요한 원리였다.

연구팀은 이 돌연변이체에 2,3-부탄다이올(농업이나 식품 등에 활용되는 생화학 성분) 생합성 경로를 도입해 C1 가스를 C4(탄소 4개를 가짐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 생체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가스 발효 과정을 통해 야생형 미생물 대비 약 6.5배 정도 높은 생산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C1 가스를 C4 화학연료로 효율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AI기반 구조 예측 및 단백질 돌연변이 기능 규명.(사진=KAIST)
AI기반 구조 예측 및 단백질 돌연변이 기능 규명.(사진=KAIST)

조병관 교수는 '내외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가 문제인데 이를 미생물의 먹이로 활용해 다양한 화학 물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석유를 대체할 바이오케미컬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도 연탄을 때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위험해지듯이 아세토젠 미생물도 그렇다"고 설명하면 서 "일산화탄소의 독성이 문제였는데 이 독성을 없애는 기술을 KAIST가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 기술의 전망에 대해서는 "2030, 2050 탄소중립이 중요해지면서 이 기술이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처리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상업화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구를 위한 기술'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웃음으로 동의하며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중 플라스틱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미생물의 먹이로 다시 사용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진상락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과 강슬기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화학 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지난달 22일 온라인에 게재됐다(논문명: Development of CO gas conversion system using high CO tolerance biocataly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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