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해상도 다색 양자점 어레이 제작해 마이크로RNA 다중 검출 성공
액체생검 기술에도 널리 활용될 것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가 암 등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KAIST는 20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정연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암과 관련된 마이크로RNA를 다중 검출할 수 있는 다색양자점(퀀텀닷,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아주 작은 크기의 반도체 결정으로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음) 어레이(모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18~25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진 짧은 RNA를 말하며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 성장과 분화 등 다양한 세포 활동을 제어한다.
하지만, 마이크로RNA의 비정상적인 발현은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여러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차세대 바이오마커(생체지표)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기존에 마이크로RNA를 검출하기 위해서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DNA를 증폭)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다중 분석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트랜스퍼 프린팅 기법(종이에 염료 등을 인쇄해 놓고 종이를 천에 압착하고 가열해 물들임)을 활용해 초고해상도의 다색 양자점 어레이를 제작했다.
이를 마이크로RNA 분석 기술로 발전시켰는데, 그 결과 표적 마이콜RNA를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다중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색 양자점 어레이는 표적 마이크로RNA에 상보적인 DNA프로브(DNA 조각)/양자점 복합체가 고정된 고분자 패턴이다.
이는 이중가닥 특이적 뉴클레아제 효소에 의해서 표적 마이크로RNA에 특이적인 양자점(물질의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로 줄어들 경우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크게 변화함)을 방출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방출된 양자점들의 형광 신호 앙상블을 기반으로 유방암에 관련된 세 종류의 마이크로RNA를 펨토(10-15) 몰(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수준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혈청(면역용 항체인 혈액의 일부)과 유방암세포로부터 마이크로RNA를 검출함으로써 기술의 임상 활용도를 입증했다.
이 어레이는 각각 독립적으로 정량화가 가능한 DNA프로브-양자점 모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다중 분석에 적합하다.
특히 원상태의 마이크로RNA에서 검출이 수행돼기 때문에 정확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고, 별도의 증폭 절차 없이 높은 감도를 보인다.
연구팀 관계자는 "마이크로RNA는 혈액이나 타액, 소변과 같은 체액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액체생검(혈류 속에 존재하는 세포로부터 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위한 핵심 생체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이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 방향 결정, 치료 효과 모니터링 등을 위한 기술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남태원 신소재공학과 박사와 박연경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생하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지난 6월 15일 온라인에 게재됐다(논문명: Polychromatic quantum dot array to compose a community signal ensemble for multiplexed miRNA detec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