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 20주기 기념전...'강렬하고 완벽한'
유영국 20주기 기념전...'강렬하고 완벽한'
  • 이소영 기자
  • 승인 2022.07.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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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산과 자연을 모티브로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구도
유영국 전시 외관 모습. (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전시 외관 모습. (사진=이소영 기자)

(내외방송=이소영 기자)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by 유영국

유영국의 주요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Colors of Yoo Youngkuk' 유영국 20주기 기념전이 오는 8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유영국 작고 20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본 전시는 2018년에 이어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다채로운 추상미술과 조형 실험의 궤적을 중심으로 시기별 대표 회화작품 68점과 드로잉 21점 그리고 추상 작업의 일환이자 새로운 기법과 시도를 보여주는 1942년 사진 작품 및 작가의 활동 기록으로 구성 돼 있다.

'내외방송'은 지난 28일 직접 유영국 기념전에 가서 유영국의 살아 생전 남긴 명작들을 감상하고 작품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이제, 차근 차근 살펴보자.

▲작품1.

유영국 작품 중 일부.(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작품 중 일부.(사진=이소영 기자)

산과 자연을 모티브로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구도로 절제돼 조형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치 강렬한 색채를 바라보다 잠시 눈을 감으면 일어나는 잔상처럼 유영국의 그림은 강한 빛이 뿜어나오는 듯한 색채감을 준다.

또 강한 직선인듯, 그런데 다시보면 곡선감이 느껴지는...재밌는 선들의 나열이 재미를 더해준다.

조형의 기본 요소들을 끊임없이 고심한 그의 노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작품2.

유영국 작품 중 일부. (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작품 중 일부. (사진=이소영 기자)

강렬하고 원초적인 매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작품이다. 진한 피(blood) 계열의 색에 무심코 스친 듯한 검은 선들은 깊은 상처에 위로는 커녕 상처를 더 해집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빨간 색채의 원 구성 중심의 밝은 다홍색의 직선은 '상처의 상처'가 덫입혀진 듯한 고통의 '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중심을 감싸는 노란 색채감은 아픔을 융화하는 듯 보여 고통 속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사람은 언제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 차갑지만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다.

▲작품3(中 확대).

유영국 작품 중 일부 확대. (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작품 중 일부 확대. (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언뜻 보면 채색을 마치고 그 위에 더 물감을 더 얹은 듯한 질감표현이 많이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겹의 물감으로 겹겹이 쌓은 뒤 가장 위의 물감을 긁어내면서 안쪽의 채색됐던 물감을 비치게 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한 작품 작품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담겼는 지 느껴지는 부분이다.

▲작품4.

유영국 작품 중 일부.(사진=이소영 기자)
유영국 작품 중 일부.(사진=이소영 기자)

진한 직선. 혹은 강한 곡선.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보면 '모 아니면 도'의 기운이 강하게 온다.

그런데 이 작품은 몽실몽실한 솜뭉치가 떠오르는 귀여운 두 타원 비슷한 도형이 중앙에서 살짝 우측으로 기울어진 채 위치하고 이어 채도가 확 떨어지는 녹색의 산 봉우리가 이 도형을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 표현된다. 이것은 불안한듯 안정감 있는 구도를 느끼게 한다.

아래 삼각형이 산이라면 작품의 최 상단은 하늘이어야 할 듯한데 이역시 채도 낮은 녹색으로 표현했다.

약하디 약한 생명체를 짙은 녹색 산이 사방에서 둘러싼 듯한 느낌이 묘한 안도감을 선사한다.

유영국은 마치 마음으로 본 것 같은 추상 현실의 풍경을 통해, 지금도 우리에게 풍경없이 풍경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는 지난 2002년에 작고했으나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감동'으로 존재하는 작가다.

오는 21일까지 이 전시는 계속되니 코로나19의 급증으로 휴가 계획이 취소된 많은 이들에게 달콤하고 시원한 휴가철 전시가 될 수 있겠다.

전시회 관람료도 무료이니 편하게 들러 좋은 영감과 편안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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