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가다②]생김새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감정은 같아...인물화가 전하는 메시지
[박물관을 가다②]생김새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감정은 같아...인물화가 전하는 메시지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08.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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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까지 '형상, 표정짓다'를 서울 종로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동·서양, 근·현대 넘나드는 인물화
'길 위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돼
서울 종로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인물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 '형상, 표정 짓다(Features: portray)'가 한창 진행 중이다.2022.08.24.(사진=정지원 기자)
서울 종로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인물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 '형상, 표정 짓다(Features: portray)'가 한창 진행 중이다.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편집자주] 정적인 시선이 머무는 전시회. 유명 작가의 전시회부터 신인작가의 개인전, 다수의 작가들이 모여 출품작을 내건 전시회 등 수많은 전시회를 찾아봤다. '내외방송'은 이쯤돼 '박물관을 가다'라는 기획을 설정하고 박세정 기자와 정지원 기자를 박물관에 보내 우리 내 선조들의 공예품과,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한창 진행 중인 전시회 '형상, 표정 짓다(Features: portray)'에서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느끼고 독자들에게 전해주려고 두 차례에 걸쳐 특별기획을 해봤다.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자그마치 80억명.

셀 수 없이 많은 지구촌 사람들 중 생김새가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동양인이면 어떻고, 서양인이면 어떻겠는가.

서로 다른 생김새에 다양한 표정이 존재하지만 오롯이 전달되는 감정만은 똑같이 느낄 수 있다.

27일 '내외방송'은 인물화를 주제로 서울 종로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한창 진행 중인 전시회 '형상, 표정 짓다(Features: portray)'에서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느껴봤다.

임영선 작가가 재현한 '윤두서(2009)'.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임영선 작가가 재현한 '윤두서(2009년)'.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전시회장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작품은 조선시대에서 최고의 자화상으로 손꼽힌다는 공재(恭齋) 윤두서의 자화상이다.

윤두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활동했던 선비화가다.

세력 다툼이 심하던 때 윤두서는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학문을 두루 연구하는 데 힘을 썼다고 한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대에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듯한 눈과 입술은 강인함과 꼿꼿함이 느껴진다.

(왼쪽부터)국립고궁박물관의 '조선왕실의 어진과 진전(2015)과 베를린 구 박물관의 '렘브란트와 그의 작업(1991)'.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국립고궁박물관의 '조선왕실의 어진과 진전(2015년)'과 베를린 구 박물관의 '렘브란트와 그의 작업(1991년)'.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조선시대 21대 국왕인 영조와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화가인 렘브란트 반 레인의 모습이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왼쪽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다.

영조와 렘브란트는 '인간애'를 중시한 인물이다.

영조는 균역법을 통해 백성들의 고된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자 노력했다.

렘브란트는 주로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는 표현의 자유에 걸림돌이 됐던 엄격한 형식을 제거하고, 사람들과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왼쪽부터)'민중판화 4(1987)'와 김형구 작가의 '자화상(1955)'.2022.08.24.(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민중판화 4(1987년)'와 김형구 작가의 '자화상(1955년)'.2022.08.24.(사진=정지원 기자)

슬피 울고 있는 아우를 달래주고 있는 형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림 뒷편에서는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며 걷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견디기 힘든 가난에 목 놓아 울고 있는 민중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

카키색 모자를 쓰고, 한쪽을 바라보는 한 청년.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만, 눈은 슬퍼보인다.

마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슬픔을 억지로 이겨내보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왼쪽부터)국립중앙박물관의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2015)'과 호암갤러리의 '서양회화명품전: 르네상스에서 인상파까지(1990)', 익산보석박물관의 '이탈리아 판화 400년 전(2006)'과 보스턴미술관의 'J-F.Millet(1984)'.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국립중앙박물관의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2015년)'과 호암갤러리의 '서양회화명품전: 르네상스에서 인상파까지(1990년)', 익산보석박물관의 '이탈리아 판화 400년 전(2006년)'과 보스턴미술관의 'J-F.Millet(1984년)'.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귀족인 듯 화려한 두 여인, 그리고 수수하게 차려입은 또 다른 두 명의 여인이 상반된다.

귀족 여인들은 당당함을 또렷한 눈빛으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흰 옷 차림의 여성은 힘 없는 표정으로 비스듬히 오른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볏짚을 잔뜩 들고 있는 여성은 고개를 푹 숙이고 힘든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문창수 작가의 '신명(神明)(2010).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문창수 작가의 '신명(神明)(2010년).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작품 제목 그대로 사람들이 신명나게 사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표정은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몸짓 만으로 충분히 흥겹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위쪽)D.H.칸바일러 외 2인의 '발로리스의 피카소(1959)'와 (아래 왼쪽부터)'art das kunstmagazin(1979)'와 최종태 작가의 '최종태: 얼굴그림 2009-2010: 무심(無心)의 세계에서 자유를 얻다(2010).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위쪽)D.H.칸바일러 외 2인의 '발로리스의 피카소(1959년)'와 (아래 왼쪽부터)'art das kunstmagazin(1979년)'와 최종태 작가의 '최종태: 얼굴그림 2009-2010년: 무심(無心)의 세계에서 자유를 얻다(2010년).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무언가 궁금한 듯 턱을 괴고 있는 소녀와 소년이다.

소년은 볼펜을 쥐고 수업을 집중해서 듣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어딘가 닮은 점이 느껴지는 두 소녀의 모습이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앙다문 입, 그리고 발그레한 볼까지 새침하게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생김새는 다양하지만, 표정과 몸짓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은 비슷하다는 것을 느껴봤다.

동·서양과 근·현대의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10월 1일까지 이 전시회에서 전해듣기 바란다.

서울 종로구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모습.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서울 종로구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모습.2022.08.27.(사진=정지원 기자)

한편, 전시회장 중앙에는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아이들은 전시와 연계된 교육 활동을 통해 인물의 생김새와 표정 등으로 느껴지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돼 지역주민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김달진 관장이 40여년간 수집해온 다양한 미술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미술자료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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