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정한 미 벗어나야...어떤 몸이든 아름다워
다양한 동작과 표정으로 감정 자유롭게 표현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뿌연 연기 속에서 코와 발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는 코 아래에서 살포시 입술이 미소를 띠고 있다.
28일 '내외방송'은 서울 강남구 아트뮤제 갤러리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죠반니 피오레토(Giovanni Fioretto, 이하 피오레토)' 전시회를 찾아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한 인물이 몸을 접어 다리를 쭉 펴고, 양팔을 옆으로 뻗고 있다.
이 인물의 몸을 타고 푸른빛 연기가 스쳐 지나가고 있다.
다른 자세를 취한 이 인물의 오른팔은 연기와 혼연일체가 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무엇이 팔이고 연기인지 경계를 나눌 수 없다.
피오레토 작가는 "기쁨과 고통 사이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영혼의 영역'으로써 해체되고 파악하기 어려운 육체와 얼굴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트뮤제 큐레이터는 '내외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체 일부분을 연기처럼 표현해 마치 영혼의 모습처럼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OUNDLESS BODY(경계선이 없는 신체)'라는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신체의 윤곽은 보이는데 경계는 어디있는 것인지 관람객들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에 반대하면서 어떤 몸이든지 모두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피오레토 작가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가인 베르니니처럼 내면의 환희와 기쁨, 고통을 인체와 표정으로 표현했다"는 피오레토 작가.
얼굴 한 부분이 해체되거나 과장된 그림이지만, 고통에 몸부림치는 표정과 입술을 씰룩거릴 정도로 화난 감정이 우리의 마음 속으로 전달된다.
사회가 정한 미에 틀어박혀 내 감정과 주장을 마음껏 펼쳐보지 못한 적이 있지는 않은가.
자신의 몸이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신체라는 영토 안의 경계에서 벗어나 오롯이 진짜 감정을 드러낼 줄 아는 인간으로 성장하길 작가는 바라고 있을 것이다.
9월 4일까지 자신을 돌아보며 경계를 벗어난 진정한 감정을 자유롭게 느껴보는 건 어떨까?
한편, 이탈리아 나폴리 출생인 피오레토 작가는 나폴리 국립 미술아카데미 무대미술과를 졸업한 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6년 나폴리 그레노블 프랑스 문화원에서 '롬므 에코르쉐'라는 개인전을 시작으로 수십가지의 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