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뻗기 방향 80% 이상 예측 정확도
사지마비·운동장애 환자에 많은 도움 될 것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질 전망이다.
KAIST는 24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정재승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정천기 서울의대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 신호를 해독해 장기간 훈련 없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인간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팔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있거나 팔이 절단된 환자가 로봇 팔을 통해 필요한 팔 동작을 회복할 수 있는 보조기술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팔 동작 상상을 공간 해상도(디지털화된 이미지가 세밀하게 재현되는지를 나타내는 정도)가 우수한 대뇌 피질 신호로 측정하고, 변분 베이지안(실험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고, 가설 확률을 더하는 통계적 추론 방법) 최소제곱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해 직접 측정이 어려운 팔 동작의 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디코딩 기술(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꿈)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정한 대뇌 영역에 국한되지 않아 사용자마다 다를 수 있는 상상 신호와 대뇌 영역 특성을 맞춤별 학습해 최적의 결과를 출력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가 상상한 팔 뻗기 방향을 80% 이상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방향 상상에 중요한 대뇌의 시공간적 특성이 밝혀졌으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상상하는 과정이 팔을 실제로 뻗는 과정에 근접할 수 있도록 방향 예측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팔 동작 방향 상상 뇌 신호 분석기술'은 앞으로 사지마비 환자를 비롯한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의 정확도와 효율성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승 교수는 "장애인마다 다른 뇌 신호를 맞춤별로 분석해 장기간 훈련을 받지 않더라도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혁신적인 결과"라며 "앞으로 의수(인공 손)를 대신해 로봇 팔을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진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뇌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럴 엔지니어링(Journal of Neural Engineering)'에 지난 9월 출판됐다(논문명: Decoding trajectories of imagined hand movement using electrocorticograms for braing-machine interf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