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이황화결합으로 올리고머 형성...나선형 구조 인공단백질
노화세포 막 파괴해 자기사멸 유도
(서울=내외방송) 누구에게나 노화는 찾아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 신체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참 슬픈 현상이다.
앞으로 이 슬픔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노화된 세포만 골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유자형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정혜원 건국대 교수 연구팀은 노화세포의 미토콘드리아(세포 에너지를 만드는 소기관) 안에 인공단백질을 형성해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은 노화세포의 막에 과하게 발현된 수용체(특정 물질과 결합하는 물질)를 골라서 표적할 수 있다.
노화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활성산소(산소 활용 시 생성되는 부산물)도가 높은데, 이를 매개로 인공단백질 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다.
사실, 정상세포는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노화세포가 된다. 노화세포가 축적되면 각종 염증과 노인성 질환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탄소를 기반으로 한 유기분자를 활용했다.
유기분자는 이황화 결합(황 분자끼리 산화과정을 거쳐 결합)을 할 수 있는 부분과 노화세포를 표적할 수 있는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활성산소 등으로 산화(산소와 화합)를 촉진할 수 있다.
과발현된 활성산소는 이황화 결합을 촉진해 분자끼리 결합하는 올리고머(분자복합체)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올리고머의 자기조립(일정한 규칙으로 배열된 구조체)을 통해 표면에 나선형 구조(알파헬릭스)가 생기는 인공단백질을 만들었다.
이 인공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의 막과 강하게 결합해 막을 파괴하고, 세포의 자기사멸을 유도한다.
이 기술을 노인성 건성황반변성을 가진 쥐 모델에 적용한 결과, 노화세포를 효율적으로 제거해 망막조직 기능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자연 노화된 쥐 모델에서도 망막조직의 노화세포가 제거됐다.
유 교수는 "이와 같은 접근법은 기존 노화치료제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노인성 질병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개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Supramolecular senolytics via intracellular oligomerization of peptides in response to elevated ROS levels in aging ce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