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를 만들고 싶은 청년이여,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인터뷰] "영화를 만들고 싶은 청년이여,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3.11.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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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영화제' 이문수 집행위원장 "영화 경험 없어도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
이문수 2030 청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임동현 기자)
이문수 2030 청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3,000원 김치찌개'로 청년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있는 이문수 신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청년들의 마음을 새기며 오늘도 청년문간을 지키고 있는 그에게는 또 하나의 직함이 있다. 바로 ‘2030 청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이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2030 청년영화제는 영화를 전공하지 않은, 영화를 찍은 적이 없는 청년들이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다.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발랄한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꿈'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내외방송은 이문수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지난해 열린 제2회 2030 청년영화제. (사진=2030 청년영화제)
지난해 열린 제2회 2030 청년영화제. (사진=2030 청년영화제)

먼저 '청년문간'의 근황은 어떤지?

지금 4호점까지 생겼고 요즘은 영화제 준비로 바쁘다. 여기 정릉 본점과 서울 이화여대점, 낙성대점, 그리고 제주점이 생겼고 내년에 대학로와 경기도 안산 두 곳이 생길 예정이다.

2030청년영화제를 하게 된 계기는?

시작은 2020년에 연 '달빛 영화제'였다. 청년들을 계속 만나고 싶던 차에 청년문간 옥상에서 청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바탕으로 연 영화제였다. 당시 정지욱 평론가님, 장수진 심리상담 선생님 두 분이 영화를 선정해서 청년들과 영화를 보고 감독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립청년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도 병행하면서 청년문간 옥상과 보문동에 있는 고립청년들의 회복을 위한 리커버리센터에서 한 달에 두 번, 열두 번까지 행사를 했는데 그 해에 코로나가 퍼지면서 모임 자체가 어려워졌다. 언제 코로나가 끝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화제를 그냥 없애기가 너무나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모이기가 어렵다면 청년들이 직접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제작지원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전에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청년들의 마음을 새기며 식당을 만들었는데 그 청년들의 마음을, 청년들이 하고픈 이야기를 영화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가 제작 지원을 하고 이를 통해 만든 영화를 영화제를 통해 상영하면 만남의 부담도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2021년에 2030청년영화제가 시작됐다.

2030청년영화제의 특성이 있다면?

영화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혹은 영화를 한 편 이하로 만든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다. 맨 처음에는 주제, 형식의 제약 없이 분량을 3분으로 하고 핸드폰으로 영화를 찍는 것도 허용했으며 영화제에서 교통비, 식비 차원에서 30만원을 지원했다. 6명을 뽑았고 그 중 최종적으로 5편이 만들어졌는데 의외로 수준높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왔다. 

2회 때는 분량을 10분으로 늘리고 제작비도 늘려 2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영화 전용관인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리게 되면서 후반 작업을 저희가 지원해 대략 500만원 정도 지원을 했다. 그리고 이번 3회는 본격적으로 영화제다운 틀을 잡으면서 다큐멘터리 섹션을 만들고 시나리오 멘토링도 진행하게 된다.

지난 1회 영화제는 2022년 1월에 수유동 통일교육원에서 했는데 기간도 하루만 했고 영화제라기보다는 상영회 형식으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당시 통일부 장관님이 영화제를 보시고 너무 좋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통일부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그해 4월에 '청년평화영화제'를 개최했다. 

워낙 짧은 시간 안에 준비를 해야하니 그 때는 2030 청년영화제와는 달리 독립영화를 만들었던 이들에게도 출품을 허용했다. 그런데 그 때 1회 때 지원했던 감독이 평화영화제에 지원을 했다.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거였다. 인터뷰를 했는데 내용은 굉장히 재미가 있었지만 기한 내에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아쉽게 탈락을 시켰는데 후에 다른 공모전에서 500만원의 제작비를 받게 됐다고 전해왔다.

시놉시스를 보고 재미가 있으면 인터뷰를 하고 이 인터뷰를 통해 6명을 선발하는데 이 인터뷰의 주안점은 정말 영화를 만들 수 있는지 여부다. 의욕이 강하고 재미가 있어도 기한 안에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탈락이다. 하지만 앞의 예처럼 시간 때문에 아깝게 탈락시켜야하는 상황이 있기에 시나리오 멘토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시나리오를 쓸 수 있고 최종적으로 멘토링을 거친 작품 한 편을 뽑아 다음해 영화제 때 제작지원을 해준다. 지난해 멘토링에 뽑힌 영화가 올해 상영이 된다. 그렇게 올해는 선정작 6편에 멘토링 1편, 다큐 1편 총 8편의 영화가 상영이 된다.

또 영화제의 취지에 맞는 영화들을 초청작으로 선보이는데 올해 개막작은 초청작들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폐막작은 우리가 제작 지원한 영화 중 우수한 영화들을 선정해 상영한다. 시상식은 없지만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것 자체가 수상이다.

3회 선정작인 설희원 감독의 '무지개 배낭 클럽' 촬영 모습. (사진=2030 청년영화제)
3회 선정작인 설희원 감독의 '무지개 배낭 클럽' 촬영 모습. (사진=2030 청년영화제)

영화제로 발전해가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생각보다 쉽게 됐다. 정지욱 평론가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고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자고 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틀을 잡은 것 같다. 청년들이 영화를 통해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자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앞서 11월에 '성북청춘불패영화제'가 열렸는데 두 영화제의 차이는 무엇인지?

청춘불패영화제는 이미 만들어진 영화들을 공모해서 하는 것이고 2030청년영화제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게 포인트다. 영화인을 만들기보다는 영화를 통해 청년들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포맷 자체가 다르다. 제작지원을 받은 감독들이 다시 초청작으로 청년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오늘과 내일의 영화'를 같이 본다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공모에서 영화 상영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영화제 공지가 나가고 접수 기간에 시놉시스를 받는다. 서류 심사를 통해 대략 10% 정도를 뽑고 2차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6명을 뽑는다. 지난해에는 120명, 올해는 238명이 지원을 했다. 그래서 1차로 20명 정도 선발해 인터뷰했고 이를 통해 최종 6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분들과는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영화를 전공하지 않은 분들도 계시기에 제작 전반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준다. 선발된 분들은 언제까지 시나리오를 만들지, 촬영 일정 등을 저희에게 알려줘야한다. 그렇게 8월말까지 촬영을 끝내고 9월에 편집, 10월에 후반 작업을 거쳐 11월 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된다. 

제가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니 정말 매력있고 재미있다. 간단한 몇 줄의 시놉시스가 시나리오가 되고 그 시나리오의 지문과 대사가 구체적인 영상으로 재현되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다. 제가 집행위원장이면서 제작자가 된 기분이다.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좋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바라면서 저희의 시간과 돈, 노력을 투여하는데 기대만큼 좋은 작품이 나올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물론 기대에 못 미치면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2030 청년영화제에 참여한 감독들. (사진=2030 청년영화제)
2030 청년영화제에 참여한 감독들. (사진=2030 청년영화제)

출품작들의 경향은?

1회 때는 일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진로 고민, 직장 내 갈등, 인간 관계 속 갈등 등이 많았는데 2회부터 다양한 내용이 나오기 시작했고 올해는 B급 감성의 내용들이 눈에 띄었다. 약간 고어적인 내용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그동안 주제를 자유로 했는데 내년부터는 하나의 주제를 잡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청년평화영화제를 했을 때 주제를 '평화'로 잡았는데 국가간의 화해, 통일은 물론이고 일상의 평화, 개인적이고 소소한 평화 이야기부터 이산가족 이야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만들어졌다. 주제를 잡는다해도 내용이 한정적이지는 않다는 걸 알았기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주제를 잡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시놉시스를 선정할 때 유심히 보는 것이 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흥미있게 표현하는지를 본다. 진부한 내용이지만 재미있게 풀어내고 관객들이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내는 작품들이라면 가능하다.

오늘의 청년들에게 '영화'가 주는 의미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의 한 부분이고 여가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다른 모든 예술 장르가 그렇지만 영화는 영상을 통해 우리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지금의 청년들에게 영화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영상으로 표현되는 하나의 문학 작품이라고 본다. 

앞으로 영화제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내가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는데, 만들어보지도 않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라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시도해보길 바란다. 도전하는 것 그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생각만 가지고 오면 우리가 영화로 만들어내도록 도와줄 것이고 멘토링도 해 줄 것이다. 생각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보길 바란다.

아무래도 영화제를 이끌려면 후원, 협찬이 필요할텐데

소박하게 시작하기는 했지만 만약 저희가 후원을 받는다면 지원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 지난해 한 업체에서 1,000만원을 후원해주셨는데 물론 우리가 가진 사업비로 영화제를 계속할 수 있지만 후원이 있다면 더 많은 제작 지원을 할 수 있고 멘토링을 해주시는 감독님들도 많이 참여시킬 수 있고 더 좋은 청년들의 영화를 만들어내고 상영할 수 있다. 영화를 응원하고 지지하시는 분들, 청년들을 함께 응원하시는 분들의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

앞으로 2030청년영화제가 어떤 영화제가 되기를 바라는지

다른 유수의 영화제처럼 5일에서 일주일 기간 동안 많은 작품이 상영되는 규모가 되길 바라고 경험이 없던 청년 감독의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런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다.

영화 자체로 보면 재미있는 생각만 있으면 과감하게 도전하는 영화제로 남길 바라고 영화제로 보면 '재미있는 영화제'로 기억되길 바란다. 영화제는 축제다. 축제는 재밌고 즐거운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여기 오면 정말 재밌어'라고 소문나는, 가볼만하고 재미있는 영화제로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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