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획] "담배 못 피게 해주세요” “금연 표지판 바로 설치하겠습니다"
[현장 기획] "담배 못 피게 해주세요” “금연 표지판 바로 설치하겠습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3.11.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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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1일 현장구청장실', '즉문즉답' 통해 구청장-주민 함께 지역 문제 해결 논의
지난 15일 열린 서울 성북구 석관동 '1일 현장구청장실'. (사진=임동현 기자)
지난 15일 열린 서울 성북구 석관동 '1일 현장구청장실'.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어린이집 근방 환경이 안 좋아요. 재활용 수집하는 곳이 있어서 먼지랑 소음이 많고 식당이 있어서 그런지 담배꽁초가 많이 떨어져있어요".

"골목에 담배 피시는 분들이 많아서 숨쉬기가 힘들어요. 담배 못 피게 해주세요".

"비상벨이 울리지 않아 호출이 안 되고 사이렌이 너무 커서 민원이 들어와요".

"횡단보도에 턱이 있고 좁아서 휠체어가 넘어갈 수가 없어요".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석관동 맑은샘 광천교회에서는 석관동 주민들이 직접 동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서울 성북구의 '1일 현장구청장실'이었다.

성북구의 1일 현장구청장실은 2018년 민선 7기 초기부터 운영된 것으로 지역을 위한 제안과 조언을 주민에게 직접 듣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구는 지난 10월 10일 길음1동을 시작으로 모두 20회의 1일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했으며 11월 15일 석관동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체면상 구청장에게 어떻게 말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내가 그냥 힘들고 말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 자리에서 다 털어놓고 함께 의논하고 소통해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시스템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각 부서 국장님, 시의원, 구의원, 국회의원들도 오셨다. 법률적으로 안되는 것은 국회로, 서울시에서 해야할 일은 시의원들의 숙제로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 (사진=임동현 기자)
이승로 성북구청장. (사진=임동현 기자)

이날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흡연 문제에 대해 단속 강화와 더불어 금연 표지판 설치 등을 담당 부서에 전달했고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운 턱의 구조를 직접 확인한 뒤 "좋은 지적을 해주셨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또 석관동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공용주차장 문제에 대해 "석관고등학교 주차장을 저녁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며 온열의자가 없는 버스정류장 문제에 대해서는 "재개발 공사로 인해 임시로 이전한 정류장이며 임시 정류장은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공사가 끝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잘 정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동민의 즉석 질문에 바로 응답하며 시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구청장실은 각 동 주민을 포함한 주민대표, 구청장,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 총 4,200여 명이 서로의 의견을 듣고 주민제안사항과 민원에 대해 함께 해결방안을 찾고자 모였다.

지난 9월 한 달간 사전 접수된 100건의 주민제안 및 영상 제안을 비롯, 영상제안 및 현장에서 ‘즉문즉답’을 통해 즉석으로 제안된 309건의 주민제안에 대한 질의응답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주민들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따끔한 지적과 시정을 요구했으며 이에 이승로 구청장은 해결의 한계점, 발생 가능한 문제 등을 솔직하게 털어넣으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제 해결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승로 구청장이 석관동 공용주차장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이승로 구청장이 석관동 공용주차장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현장구청장실을 통해 들어온 지속관리 주민제안은 1,321건이었으며 이 중 682건(52%)가 완료 , 204건(15%)가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나 거의 70% 가까운 민원 해결률을 보이고 있다.

또 분야별로 보면 도로교통 관련 주민제안이 54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환경(345건), 교육문화(88건), 주거(84건), 안전(64건), 복지보건(60건) 순으로 나왔다.

성북구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주민들이 즉석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구청장이 이에 답하는 '즉문즉답'과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주민제안을 활용하는 등 주민들이 직접 구청장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 성북구만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구는 현장구청장실에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장소 제한 없이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성북구청 유튜브 공식 채널 '성북TV'에 운영 실황을 실시간 송출했고, 아울러 상반기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에서 처음 시도했던 ‘현장구청장실 오픈채팅방’을 운영해 오픈채팅방에서 자유롭게 나눈 의견을 ‘즉문즉답’ 주민제안으로 활용했다. 

이로 인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운영으로 더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 참여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 성북구의 이야기다.

큰 불편사항도 있겠지만 소소하게 생각했던, 별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졌던 사항까지도 모두 수용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함께 의논하는 자리에서 '지방자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자치장이 물론 존재하지만 그 자치를 바르게 이끄는 이는 바로 지역 주민들이라는 것을 '현장구청장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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