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러시아 반정부 운동을 주도하며 '푸틴의 정적'으로 불렸던 알렉세이 나발니(47)가 16일(현지시간) 수감 중인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이날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전하면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창설한 뒤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했다. 2013년에는 모스크바 시장에 출마해 27%의 득표를 한 바 있으며 2017년 반부패 집회에 참석했다가 억류, 2018년에는 '대선 보이콧 시위'로 투옥되는 등 푸틴 정권하에서 고난을 겪어왔다.
지난 2020년에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중태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차를 마신 뒤 갑자기 의식불명이 됐다는 것 때문에 '푸틴의 암살 음모'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과 불법 금품 취득.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현지 언론들이 나발니가 중독으로 인한 혈전 문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은 "러시아 정부의 탄압이 나발니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그가 사망한 교도소는 혹독한 추위 등으로 악명이 높은 곳으로 지난해 12월 이감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격리시킨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게다가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푸틴의 5선이 유력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전해지면서 사인은 물론 실제 사망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푸틴과 정부가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기에 남편의 사망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정말 죽었다면 그들은 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