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물체 관찰하고, 온도도 측정하는 '나노온도계'
현미경으로 물체 관찰하고, 온도도 측정하는 '나노온도계'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2.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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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에 외부 자극 가하면 특징·온도 변화해
유로퓸 이온의 음극선 발광 띠, 온도에 따라 세기 바뀌어
기존 방법보다 2배 이상 정확하고, 공간 분해능 향상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Motion Array)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Motion Array)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현미경으로 물체를 관찰할 때 전자와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 빛으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미래 첨단 소재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권오훈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음극선 발광 분광 기법을 통해 투과 전자 현미경 내에서 나노미터 크기를 가진 시료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나노온도계'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투과 전자 현미경은 전자현미경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며 짧은 파장의 전자빔(전자들의 흐름)을 미세 시료에 투과시켜 수십만 배 이상으로 시료를 확대해 관찰할 수 있다.

음극선 발광 분광 기법은 자유전자(일정 영역 내에서 움직임이 자유로운 전자)가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물질이 빛을 방출하는 현상인데, 투과 전자 현미경을 활용하면 전자가 시료를 투과할 때 전자와 상호작용 결과로 시료에서 발생하는 빛을 검출할 수 있다.

시료는 힘을 가하는 등 외부 자극을 받으면 구조적, 화학적 특성과 시료 미세영역의 온도도 변한다.

투과 전자 현미경 내 나노온도계의 구동 모식도.(사진=UNIST)
투과 전자 현미경 내 나노온도계의 구동 모식도.(사진=UNIST)

연구팀은 희토류원소 중 가장 반응성이 좋은 '유로퓸 이온(Eu3+)'이 갖고 있는 음극선(음극에서 방출된 전자의 흐름) 발광 띠의 세기가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것에 착안해 나노온도계를 만들었다.

가돌리늄 산화물(GD2O3)에 유로퓸 이온을 도핑(성질을 변화시키기 위해 불순물을 소량 첨가)한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가돌리늄 산화물로 만든 나노입자는 전자빔으로 인한 손상이 적어 오랜 시간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조사함에 따라 발생하는 국부 영역의 온도 변화.(사진=UNIST)
레이저를 조사함에 따라 발생하는 국부 영역의 온도 변화.(사진=UNIST)

실험 결과, 나노입자의 유로퓸 이온에서 방출된 발광 띠의 세기 비율이 온도에 강하게 의존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에 제작된 나노온도계는 100나노미터(10억분의 1 미터) 크기며 주변 온도를 측정했을 때 4℃ 정도의 오차가 관측됐다.

이 오차는 기존 투과 전자 현미경으로 온도를 측정한 방법들보다 2배 이상 정확하고, 공간 분해능(두 간격을 구별해 측정하는 정도)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외부 자극으로 실시간 변화하는 온도와 구조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어 국소 영역의 열역학적 특성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분별하고 분석하는 데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윗줄 왼쪽부터)노학원 UNIST 화학과 연구원과 권오훈 교수, 박원우 연구원.(아랫줄 왼쪽부터)Pavel Olshin, 김예진 연구원.(사진=UNIST)
(윗줄 왼쪽부터)노학원 UNIST 화학과 연구원과 권오훈 교수, 박원우 연구원.(아랫줄 왼쪽부터)Pavel Olshin, 김예진 연구원.(사진=UNIST)

권 교수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온도 측정 지표를 제시하고, 실시간 이미징(이미지화) 기법과 접목했다"며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소재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삼성 미래 기술 육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Nanoscale Cathodoluminescence Thermometry with a Lanthanide-Doped Heavy-Metal Oxide i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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