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백제 관북리유적에서 '철피갑옷' 발견
부여 백제 관북리유적에서 '철피갑옷' 발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2.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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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된 유물과 불에 탄 목탄도 출토 "백제 멸망 당시 혼란 암시"
출토된 철피갑옷을 보고 있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사진=문화재청)
출토된 철피갑옷을 보고 있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사진=문화재청)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부여 백제 관북리유적에서 '철피갑옷'(옻칠된 가죽을 연결하여 만든 갑옷)이 발굴됐다.

27일 문화재청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부여 관북리유적 백제 사비기 왕궁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의 유물 폐기층과 수혈유구(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에서 칠피갑옷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부여 관북리유적은 1982년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되어 대형 전각건물지와 연못지 등 왕궁과 관련한 중요 유구가 확인된 바 있으며, 지난 21일부터 1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23년 조사에서는 백제 사비기의 건물지 세 개의 동이 남북방향으로 길게 확인됐는데, 궁과 사찰에서 주로 사용하는 중심건물 주변을 둘러싸도록 기다랗게 만든 '장랑식' 건물로, 위치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왕궁 내 조당(고대 동아시아 국가에서 율령통치의 중요한 요소인 정무·의례·향연 등 국가적 행사가 개최되는 공간)의 일부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철피갑옷은 이 장랑식 1호 건물지의 유물폐기층과 30m 범위 내 6개의 수혈유구에서 출토되었다. 

문화재청은 "처음에는 매우 얇은 조각 일부만 노출되어 갑옷으로 단정할 수 없었으나, 발굴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유물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면서 겹겹이 쌓인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의 미늘(일정한 크기의 조각으로 구성된 갑옷의 개별단위)과 각각의 미늘을 연결했던 원형의 구멍이 확인됐고, 이후 출토 조각의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옻을 칠한 갑옷임을 알 수 있었다"고 발굴 과정을 전했다.

출토된 총 6점의 칠피갑옷 중 2호 수혈유구에서 확인된 갑옷이 비교적 잔존상태가 양호하다. 전체 크기는 잔존 폭이 18.2cm, 잔존 너비 49.2cm이고, 개별 미늘의 길이는 7.5~7.8cm, 너비 4.2~4.4cm이며, 미늘을 연결하기 위한 원형의 구멍은 0.2~0.3cm이다.

2호 수혈유구 주변의 기와폐기층에서는 말 안장 부속품 중 발 받침대인 등자가 출토됐고, 3호 수혈유구에서는 말의 아래턱 뼈로 추정되는 동물유체가 확인됐다. 이러한 주변 출토유물 상황과 갑옷의 형태를 고려할 때 2호 수혈유구에서 출토된 갑옷은 말갑옷(馬甲)으로 추정된다.

백제시대 문화층에서 칠피갑옷이 출토된 사례는 2011년 공주 공산성 이후 두 번째다.

또 관북리유적과 공주 공산성 칠피갑옷 모두 발견 당시 주변에 폐기된 다량의 유물과 불에 탄 목탄이 함께 출토되었는데, 이것은 백제 멸망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사회 상황의 일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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