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시각과 개념, 사고와 고찰... 문화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들
[특별기획] 시각과 개념, 사고와 고찰... 문화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4.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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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문화콘텐츠학회연합학술대회 ‘문화도시 출구전략모색’ 지면중계④
2024 문화콘텐츠학회연합학술대회 ‘문화도시 출구전략모색’. (사진=임동현 기자)
2024 문화콘텐츠학회연합학술대회 ‘문화도시 출구전략모색’.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2024 문화콘텐츠학회연합학술대회 ‘문화도시 출구전략모색’이 지난 3월 22일~23일 양일간 충남 공주 아트센터고마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공주문화관광재단과 안동대학교 글로컬사업단, 문화콘텐츠 관련 10개 학회가 주최한 행사로 문화도시와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백제의 고도(古都)인 공주를 문화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충남 공주는 백제의 왕도이자 역사문화도시이며 군밤축제, 대백제전, 구석기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또, 공산성, 마곡사, 무령왕릉, 공주한옥마을 등 관광지와 석장리 유적지, 공주제일교회 등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과연 ‘백제의 왕도 공주’를 ‘문화도시 공주, 새로운 문화의 산실 공주’로 발전시킬 전략은 무엇일까? 이날 학술대회를 통해 나온 전략들을 내외방송을 통해 소개한다. 

아울러 내외방송은 이날 대회를 통해 나온 각종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의견들을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문화 콘텐츠를 이해하고 힌트를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지면중계 ③에 이어)

HMD를 미디어로 보는 관점과 새로운 해석체계의 필요성(김효은, 고려사이버대학교)

실리콘밸리와 스타트업, 빅테크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디바이스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 중 지난 2023년 애플이 북미에서 출시한 '비전 프로'와 같은 HMD(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경험할 수 있음)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디바이스의 진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가상(디지털)과 물리적(현실) 세계를 혼합한 '공간 컴퓨터'를 구현하겠다고 내놓은 제품으로 적혈구와 거의 같은 크기의 픽셀을 가지고 있는 OLED(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내 눈앞의 광경을 기기를 통해 보고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드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비전 프로 출시 후 한국의 모바일 설문조사기업 '파로스랩스'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국민 2명 중 1명이 비전 프로 등 헤드셋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VST(비디오 투시형) HMD로 볼 수 있으며, 현실에 존재하는 물건, 건물, 풍경 등이 촬영된 화면에 관련 정보나 가상의 사물을 추가하여 함께 나타내 보인다. 애플 이전의 VST HMD의 용례는 제조, 의학 및 공학, 스포츠 및 게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 공정에서 작업자들이 실시간으로 작업 지시 사항이나 설계도면 등을 즉시 확인하거나, 의료 재활 산업에서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 의료 전문가들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스포츠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성이 증가하여 기술 분석, 전술 이해, 시뮬레이션 훈련 등에서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분석의 대상은 라디오나 텔레비전, 웹과 앱을 통해 눈이나 귀로 들어오는 정보였던 글과 그림, 소리, 영상과 같이 내용이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분석 대상은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받고 처리하느냐와 같은 과정이 될 것이다. 눈에서 디바이스로 정보가 나가는 동공의 움직임이나, 다양한 감각을 통해 나가는 제스처, 융복합 감각 데이터들의 관계, 이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과 같은 과정을 다루는 것이다. HMD를 포함한 디바이스들이 향후 미디어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미디어의 분석 대상은 담론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이 될 것이다.

(사진=알라딘)
(사진=알라딘)

이어령 다시 보기 : 추모행사를 통해 본 한국과 일본의 시각(신유리, 이화여자대학교)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해 故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을 열었다. 전시 도록에서 이어령을 처음으로 지칭한 용어는 '장관'이었다. 한국종합예술학교, 국립국어원 등을 만들며 한국 문화행정의 기틀을 잡았던 실천적 궤적을 강조한 호칭이다. 이와 함께 오픈한 온라인 아카이브 컬렉션의 이름은 '우리 시대의 거인 이어령'이었다. '문학인', '문화창조의 아이콘', '세계적 석학이자 교육자', '말과 언어로 본 에세이스트' 등으로 섹션을 나누어 이어령의 특징을 구분하였다.

이런 전시의 구성과 기술로 보면, 한국의 이어령 전시에서 강조하는 면모는 저술가이자 교육자, 문화기획자로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며, 특히 책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하여 전 생애에 걸친 저술에 대해 집중하도록 했다.

전시를 소개하며 한국의 매체들에서는 이어령을 '시대의 스승', '시대의 지성', '세계적 석학' 등으로 표현하였다. 이를 보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나타내기보다는 한 시대를 풍미한 지식인이자 문화적 지도자임을 부각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이로 미루어 한국에서 이어령에 대한 인식은 다방면에서의 문화적 활동을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하고 한 시대를 이끌어간 지식인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령에 관한 일본의 시각은 동경에서 열린 추모전에서의 축사 및 기사, 한국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일본 참석자들에 의해 확인할 수 있다. 가미가이도 겐이치 전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는 <축소지향의 일본인>이 현지에서 인기를 얻은 점을 들며 '최대의 문화영웅'으로 인정해야한다고 했고 오구라 기조 교토대 교수는 "가장 세찬 가속도로 활동했던 인물이자 “최고도의 지성과 최고도의 감수성의 융합체"라고 평하며, 일본에 대한 극복 문제를 "한국의 지식인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가장 예술적으로 응답하고 실천했던 인물"이라고 기억했다.

공통적으로 한일 양국에서 그는 단순한 문학가나 교육자가 아니라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할 만한 통찰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특정 전문 영역보다는 '거인', '지성', '석학' 등의 표현으로 그를 표현하여 이런 면모가 두드러졌으며, 일본의 경우, 누구도 깊고 세심하게 해석하지 못했던 일본에 대한 문화적 통찰에 감탄하고 이를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도시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개념에 관한 연구 : 문헌고찰과 연구동향 분석을 중심으로(김은경, 고양시정연구원)

'도시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특정 도시가 가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특성 중에서도 타 도시에 비하여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성질이라고 정의할 수 있
다. 도시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설정된 후에서야 이를 어떻게 반영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의 일부와 결과로 심볼, 캐릭터, 로고, 건축디자인 등이 개발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 아이덴티티 연구와 현장은 브랜드의 핵심요소인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이해하거나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로고, 슬로건, 캐릭터 등의 시각적인 요소를 개별적이고 산발적으로 개발하는 경향이 있다. 발신자가 핵심을 정하지 않고 산발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수신자의 이해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특히 도시브랜드는 도시가 복합적인 요소들로 구성된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리켰을 때에서야 비로소 사람들이 해당 도시에 대해서 특징적인 성질을 떠올릴 수 있다.

데이비드 아커가 제시하는 도시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개념은 국내 연구 동향처럼 시각적 요소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브랜드의 성향, 목표, 의미, 연상, 중심, 정신, 상징, 가치 등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장 노엘 캐퍼러는 이 분야에 개념적 혼란이 있음을 지적하고, 그 혼란은 연구자들의 낡은 습관에서 연유하였음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의 특별한 비전과 목표, 브랜드를 다르게 만드는 것, 브랜드가 충족시키는 니즈, 브랜드의 영원한 본질과 가치, 브랜드가 능력과 정당성을 갖춘 분야, 브랜드를 인식 가능케 하는 표시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나가며 브랜드의 특정하고 독특한 속성의 에센스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캐퍼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에 앞서는 브랜드의 컬러나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 표준에 대한 그래픽 매뉴얼은 브랜드 개발에 있어서 주객이 전도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순서로 공식화된 그래픽 차터는 엄격한 형식적 특징으로서 오히려 브랜드를 불필요하게 제약한다고 경고하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게 된다면 계속 유지시켜야 할 것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을 정의할 수 있으므로, 살아있는 체계인 브랜드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캐퍼러의 도시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개념과 더불어 접근 순서 또한 국내 도시브랜드 뿐 아니라 타 분야 브랜드 연구자들이 주의하여야 할 부분이다.

공주 포정사문루에서 바라본 공주 거리. (사진=임동현 기자)
공주 포정사문루에서 바라본 공주 거리. (사진=임동현 기자)

지방 판타지에 대한 단상 : 신화적 사고(김기웅, 충남대학교)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지방정부는 행정에서 경영으로의 전환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도시마케팅이 강조되었다. 이는 지역 특산품과 관광을 포함해 지역 이미지와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적 접근에서 나타났다. 이는 지방정부가 의미 부여의 주체로서 '미풍양속(美風良俗)'의 취사선택을 통해 일련의 지역의 이야기와 전통에 대한 정통성을 생성하였다는 점이다. 오늘날 직면한 도전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강화된 대중사회의 회의적인 태도에서 기인한다.

방문의 해(2019~2021) 기간에 진행된 '노잼 도시' 아이디어 공모는 지방정부 주도의 지역정체성 구축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대전시가 추진해 온 '근대도시', '과학도시'의 프레임은 대중에게 '노잼(재미없음)'이라는 '밈'이라는 도전에, 대응하지 못하고 의미와 권의의 원천인 지방정부가 '역발상'이라는 강구책으로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지역 문화계와 지역민이 '노잼'이라는 무의미한 고통(허무주의)을 초래했다. 이 사례는 '대중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필요한 모든 의미를 제공한다'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지방정부와 대중사회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공유된 신화를 통해 지역을 이해하는 '지방 판타지'는 '신화적 사고'에서 기인한 것이다. 신화적 사고는 로고스중심주의와 대상의 객관적 특성에 대한 집중에서 벗어나, 세계와 교감을 통해 의미와 진리를 추구하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는 현대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세계를 다층적이고 상호 연결된 현실로 이해하는데 '상징'과 '은유'를 통해 '나와 너(Thou)의 관계'로써 세계를 해석한다.

대중문화의 주류화와 함께 발생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지방 판타지는 로고스중심주의의 '나와 그것(It)'에 의해 밀려난 신화적 사고를 다시금 회복시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고대인의 세계 이해에서 비롯된 '나와 너(Thou)'의 관계 회복을 통해 세계와의 교감을 모색하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현대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경계선 지능 초등학교 중학교 예예 무용단. (사진=노원구)
경계선 지능 초등학교 중학교 예예 무용단. (사진=노원구)

보호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향상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연구(임소엽 정성배, 조선대학교)

보호 청소년의 경우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결핍 상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 청소년의 사회 부적응 현상과 재범률 증가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보호 청소년의 자아정체성은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이 필요한 청소년의 자아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보호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보호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 사회성, 표현력, 심리적 안정, 소통 능력향상, 자기 발견 및 행동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예술 심리 치료에 참여한 학교 부적응 청소년의 공감 능력, 또래 지지가 자아정체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여성 청소년 6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처음에는 낯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조금씩 자기 실력을 어필하려하고 스스로 포지션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음악회 연습을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주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 시간을 할애해 연습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선생님이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론적으로 보호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은 과제 수행 능력과 친밀감을 고조시키고, 보호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확립에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보호 청소년의 소속감과 책임감, 긍정적인 소통 방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보호 청소년 문화예술프로그램에 대한 확대와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제언된다.

반구대 암각화. (사진=문화재청)
반구대 암각화. (사진=문화재청)

태화강 중류 반구천의 인식에 관한 고찰 : 선사유적 발굴과 국립공원 가능성을 중심으로(이기우 홍종열, 고려대학교)

반구천은 입지 환경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이 반구대암각화를 남긴 문화의 발상지이자 생활공간이었다. 이 암각화는 주암면의 원형 보존하는데 주목했다. 그러나 퇴적물 아래의 기단부와 암반층 너럭바위 입지환경을 복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반구천은 한민족 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지로 알려져 왔다. 반구대암각화는 선사 시대의 다양한 모습이 수백, 수천 년에 걸쳐 하나의 암면에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축적되어 공유된 플랫폼으로 간주된다. 반구대암각화의 기록문화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계승되었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선사집단의 문화적 기록이 담겨 있다. 그들은 자신이 숭배하고 사랑하는 대상, 사냥 대상과 수단 및 도구, 수확물의 분배에 대해 표현하기 시작했다. 동물의 역동적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표현과 죽은 동물이나 박제된 동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물을 표현해 내었다고 본다.

또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본 문화유산이다. 새끼 업은 어미 고래와 거북이와 교감하는 돌 피리 부는 선사인, 고래 등을 탄 사람, 긴 나발을 불거나 활 쏘는 선사인, 선사 배를 타고 고래 몰이하는 어부들, 여 사제, 사람의 얼굴(가면) 표현 등 그들이 경험한 것에 대한 시사적인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보물창고인 것이다.

반구천은 자연관광, 생태관광, 학습관광 관점에서 방문 동기에 부합되는 요소를 지녔다. 반구천은 지질유산인 공룡발자국화석 산지이며, 억 년 전 백악기 공룡화석군이 즐비하다. 천전리에서 대곡리까지 분포되어 있으며, 파충류인 노바페스 울산앤시스로 명명되기도 했다.

반구대 풍광 맞은편에 1713년 집청정(集淸亭)이 들어서자 겸재 정선을 비롯한 영정조 때의 문신들과 학자, 관리, 유림들이 교우했다. 반구대의 벼랑과 거북이, 학, 절벽, 소나무, 맑은 물 등은 시인들의 공통된 감흥 요소이다. <집청정시집>은 283명의 시인이 읊은 394수의 시를 묶은 시집으로 조선시대 유서 깊은 풍류역사의 한켠이자 한문학의 보고다. 

반구대 앞의 관람데크 신설은 관광편의를 도모했으나 겸재 정선과 선비들, 문명대 교수가 담소했던 집청정에서 바라보는 풍광에 비할 바 없는 것이다. 반구대는 도로 개설 과정에서 실개천의 옛길이 차단됐고, 집청정의 대문이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지금의 집청정 대청마루에서는 시야가 가려져 반구대 풍광을 조망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집청정은 잘 보존된 조선시대 정자로서 반구대를 관망하는 본연의 역할로 복원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사진=유튜브 갈무리)

MBC 다큐멘터리 <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에 나타난 2002 월드컵의 기념 양상과 의미 연구(유병준 태지호, 국립안동대학교)

다큐멘터리 <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는 2002 월드컵을 경험한 다양한 이들의 회상을 통해 서사를 전개한다. 즉 경기 자체에 대한 기록과 결과보다는 그 당시를 겪은 사람들의 사적 기억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해당 다큐멘터리는 정형화된 서사구조, 즉 월드컵 경기의 시간순에 따른 단순 나열에서 벗어나고 있다. 서사는 (비교적) 예측 불가능한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다큐멘터리가 월드컵에 관한 사적 기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측면과도 맞닿아 있다.

1부는 2002 월드컵이 축구 대표팀을 넘어 대한민국과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2부는 2002 월드컵의 준비 과정, 즉 당시 대표팀의 성공 맥락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히딩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1998년 월드컵을 소환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2002 월드컵 당시 다양한 이들이 겪었던 감정과 이를 통해 공유하게 된 집단기억의 파급력을 설명한다. 

이로 인해 강조되는 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과 이타적인 '헌신', 이로써 하나가 되는 '공동체'의 중요성이다. 또한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의 '기적'에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응원문화가 뒷받침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결국 3부에서는 이러한 결과물로써 제시되는 2002 월드컵에 관한 '기억'이 정치, 계급, 젠더 등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제시되는 노스탤지어의 향연은 현재에 없는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는 것으로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스포츠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다양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제시된다. 이는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적 맥락에서 스포츠는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의 의도에 따라 국민 정서를 형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은 없지만, 과거에는 있었던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현 상황의 혼란을 타개할 방법으로서 제시될 위험이 있다. 제시된 두 가지 차원은 2002 월드컵의 재현, 그리고 기념이 어떠한 의미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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