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문화기획] 2025년 문화기관의 '가능한 변화들' ③ 세종문화회관
[신춘 문화기획] 2025년 문화기관의 '가능한 변화들' ③ 세종문화회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5.01.28 22: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퍼토리 강화, 서울시발레단 중심... '가치있는 소비' 예술 쪽으로

2025년 을사년을 맞아 각종 문화기관에서 전시 및 공연계획, 주요사업 등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년, 내수 경제의 부진과 이로 인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화기관들은 저마다의 행사와 사업으로 대중들을 객석으로, 전시장으로 데려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을사년을 맞이하는 설날 주간, 내외방송은 주요 기관들의 1년 계획과 특성을 분석해보고 관심을 모으는 전시, 공연 등을 미리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21일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 (사진=임동현 기자)
지난 21일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경제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대중들이 '가치있는 소비'에 집중하게 됐다. 확실한 취향이 지닌 설득력이 있고 그것이 '예술의 힘'이다 시민의 기대에 맞는 접근성도 필요하다.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강력한 레퍼토리다".

지난 21일 서울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열린 '2025 세종시즌' 사업발표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수요자 요구에 맞춘 예술단별 고정 레퍼토리'가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본격 레퍼토리 극장'으로서의 새출발과 더불어 지난해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을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우선 주목할 것은 각 예술단별로 선보이는 11편의 고정 레퍼토리다. 지난해 서울시발레단이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가 레퍼토리로 확정됐으며 서울시오페라단은 2022년 초연된 오페라 <파우스트>를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4월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관객의 호평 속에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올렸던 서울시극단의 연극 <퉁소소리>가 9월, 역시 관객들의 호평 속에 지난해 공연을 끝낸 <트랩>이 11월 다시 선을 보이고 4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던 서울시합창단의 <헨델, 메시아>가 12월, 가곡의 매력과 방송인 이금희의 사회가 돋보였던 <가곡시대>가 6월에 다시 찾아온다.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은 올해 지역 공연장에서 지방 팬들을 만나며 <일무> 역시 8월에 대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서울시무용단 '일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 '일무'. (사진=세종문화회관)

또 하나의 중심은 지난해 '컨템퍼러리 발레'를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의 행보다. 서울시발레단의 올해 첫 작품인 오하드 나하린의 <데카당스>(3.14~23)는 올해 세종시즌의 개막작으로 공연되며 올해 총 7개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18명의 새로운 시즌무용수들과 더불어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 이상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 최영규가 객원 수석으로 합류한다. 여기에 네덜란드국립발레단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캄머발레' 초연에 특별출연한 무용수 김지영이 올해 작품 지도자이자 출연자로 참여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무용수가 세계적 안무가의 대표 작품을 공식적으로 지도하는 최초의 사례다. 세계적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지도자까지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 'K-무용수들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서울시발레단의 생각이다.

새종문화회관은 올해 '세종 인스피레이션 시리즈'를 새로 선보인다. 전통적인 극장의 공간을 넘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가는 무대 위에, 관객은 객석에'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다. 예술가만이 입장할 수 있는 무대와 백스테이지에서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관객이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청음회', 무대 위에 눕거나 앉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연 등이 선보이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공연시 대국장 로비에서 미슐랭 수프의 만찬을 즐기는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5 서울시발레단 시즌무용수. (사진=세종문화회관)
2025 서울시발레단 시즌무용수. (사진=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경제 침체 속에서 관객들이 문화에 관심을 갖고 소비를 할 수 있는 촉매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시민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모든 누구나', 백화점과의 협업을 통해 공연을 쇼룸 형식으로 만나는 체험존, 누구나 피아노를 칠 수 있는 '피아노 버스킹'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호평받은 작품들의 레퍼토리화로 정기적인 공연을 보장하고 있다.

물론 각 예술단마다 신작들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퍼토리에 치중할 시 신작이 적어지고 신진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올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공연의 질과 더불어 대중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인정받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각 예술단들의 '존재 가치'를 돌아봐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내외방송이 주목하는 2025 세종문화회관 공연>

1. 서울시무용단 <스피드>(4.24~27) <미메시스>(11.6~9)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일무>로 레퍼토리 만들기에 성공한 서울시무용단이 이번에는 <일무> 이후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한다. <스피드>는 한국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미메시스>는 모방의 대상 속에서 이전까지 인식하지 못한 특성을 발견하는 의미를 담는다.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창작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2. 서울시뮤지컬단 <더 퍼스트 그레잇 쇼>(5.29~6.15 M씨어터)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탄생 과정이 한 편의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국가 소속 정보부 실장과 무능한 연출가가 수많은 사건과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으며 김동연 연출가, 박해림 작가, 최종윤 작곡가가 참여해 뮤지컬의 역사적인 순간을 생동감 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한국 뮤지컬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기획공연 <동방미래특급>(5.2~4 M씨어터)
파격적인 안무와 공연으로 매 작품마다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안은미 무용가와 장영규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아시아의 다양성, 복잡성, 현대성을 탐구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두 예술가의 만남 자체만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