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문화기획] 2025년 문화기관의 '가능한 변화들' ④ 서울시립미술관
[신춘 문화기획] 2025년 문화기관의 '가능한 변화들' ④ 서울시립미술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5.01.3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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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사진박물관 5월 개관, 노원-도봉 미술로 연계

2025년 을사년을 맞아 각종 문화기관에서 전시 및 공연계획, 주요사업 등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년, 내수 경제의 부진과 이로 인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화기관들은 저마다의 행사와 사업으로 대중들을 객석으로, 전시장으로 데려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을사년을 맞이하는 설날 주간, 내외방송은 주요 기관들의 1년 계획과 특성을 분석해보고 관심을 모으는 전시, 공연 등을 미리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20일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기자간담회. (사진=임동현 기자)
지난 20일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기자간담회.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동시대 미술 지식과 경험의 중심'.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운영 방향성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각 분관의 차별화된 정체성과 특화 매체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형 미술관' 체제로 동시대 미술 지식과 경험이 집결되는 공간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기관의제를 '행동', 전시의제를 '행성'으로 정했다. '행동'은 동시대 미술을 다루는 미술관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시대적인 변화를 어떻게 미술관이 행동하고 수행할 수 있을지를 찾는 주제이며  '행성'은 기후위기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인간이 아닌 존재의 행위성과 주체성을 인정하고 자연과 문화, 글로벌과 로컬, 중심과 주변 등 이분법적 경계를 벗어나려는 사유를 전시를 통해 보여준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실천과 행동을 통해 사회 문제에 직접 참여하려는 예술가들의 의지와 노력을 조명한다는 것이 미술관의 설명이다. 2025년의 전시는 이렇게 '행동'과 '행성'을 근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서울시립미술관의 주목 대상은 오는 5월 개관 예정인 국내 최초 사진특화 공립 미술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다. 사진미술관은 서울 도봉구 창동역 부근에 세워지며 북서울미술관과 더불어 강북 지역인 노원-도봉을 미술로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관 전시로는 한국 사진예술사의 의미있는 분기점을 만든 사진작가 5인을 조명하는 <광채 光彩 : 시작의 순간들>과 사진박물관 건립에 관한 동시대 작가 6명의 경험과 해석을 구현한 커미션 작품으로 구성되는 <스토리지 스토리>가 열린다. 이후에도 사진의 지평을 확장하는 전시들을 통해 가장 유연하고 대중적인 매체로서의 '사진'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프리비엔날레) II 《강령을 위한 노트》 전경, 2024년 11월 30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 사진 슈가솔트페퍼.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프리비엔날레) II 《강령을 위한 노트》 전경, 2024년 11월 30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 사진 슈가솔트페퍼.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지난 28년 동안 미술의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주목하며 세계적인 국제미술행사로 자리매김한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올해 8월 26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는 온라인 출판, 아카이브와 큐레이팅 플랫폼 '이플럭스'의 창립자인 안톤 비도클과 큐레이터 할리 에어스, 루카스 브라시스키스가 예술감독으로 선임되어 깨어있는 삶과 다른 세계와의 접속에 관한 예술, 사회, 정신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살펴보게 된다.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가부장제와 백인 우월주의 등 우리 현실의 구조를 비평적으로 이해하고, 기술 지배적인 현재의 역사로부터 해방을 촉구하는 '강령으로서 비엔날레'가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2021년부터 연 1회 개최해 온 동시대 주요 작가 개인전이 '한국미술 대표 작가 개인전'으로,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조각 전시를 '한국 대표 조각가 개인전'으로 정식 연례화하여 운영한다. 서소문본관에서는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국내 활동이 적었던 강명희 작가의 60여 년에 걸친 작업을 총망라한 <강명희 개인전>(3.4~6.8)이 열리고 남서울미술관에서는 한국 모더니즘 추상 조각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여준 전국광 작가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전국광 개인전>(6.25~10.26)이 열린다.

홍진훤. 굿 애프터눈.굿 이브닝.굿 나잇 v2.0.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 설치 전경. 2021. 서울시립미술관. © 홍철기. 글림워커픽쳐스
홍진훤. 굿 애프터눈.굿 이브닝.굿 나잇 v2.0.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 설치 전경. 2021. 서울시립미술관. © 홍철기. 글림워커픽쳐스

이밖에 매년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동시대에 작품 활동을 하는 두 작가(팀)의 다르면서도 공통적인 특징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선보이는 '타이틀 매치'는 올해 다양한 영상 작업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의 다층적 해석을 제안하는 장영혜중공업과 사진, 텍스트,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사진 이미지의 민주성을 탐구하는 홍진훤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개관과 더불어 각 분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서울을 예술의 중심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강북 지역을 연결하는 사진미술관-북서울미술관의 연계가 지역 주민들과 공감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미술관의 성과가 어쩌면 올해 서울시립미술관의 큰 관심사라 할 만하다.

<내외방송이 주목하는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1. <최재은 개인전>(2025.12.23~2026.3.29, 서소문본관)
지난 50여년 간 시간에 관한 개념,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명의 순환을 깊이 탐구한 최재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자 개인전이다. 설치, 건축, 조각 등을 통해 삶과 자연의 관계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그의 작품 세계는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라는 새로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밖에 앞에서 설명한 강명희, 전국광 등 작가들의 개인전도 관심을 모은다.

2. <말하는 머리들>(5.1~7.6, 서소문본관)
올해의 기관 의제 '행동'과 연관된 전시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가시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험이 펼쳐진다. 미술관과 작품(작가), 관람자가 뒤섞인 장을 만들면서 '전시'와 '프로그램'이 서로 상호보완하고, 서로 엮이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프로젝트가 작동한다.

3. <그림이라는 별세계-이건희컬렉션과 함께>(4.30~7.20 북서울미술관)
'회화'는 현대 미술에서 어떤 장르로 우리에게 인식되고 있을까? 다양한 매체들의 등장으로 회화의 인기가 이전만큼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회화는 여전히 우리 미술의 대표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미의식을 재현한 작가 10인의 여정이 이 전시를 통해 펼쳐진다. 강요배, 김흥수, 유영국, 이성자, 이인성 등 회화의 거장들이 지금 이 시간, 이미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어떻게 빛을 발하고 있는지, 그들의 '별세계'를 탐구해보는 재미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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