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을 맞아 각종 문화기관에서 전시 및 공연계획, 주요사업 등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년, 내수 경제의 부진과 이로 인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화기관들은 저마다의 행사와 사업으로 대중들을 객석으로, 전시장으로 데려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을사년을 맞이하는 설날 주간, 내외방송은 주요 기관들의 1년 계획과 특성을 분석해보고 관심을 모으는 전시, 공연 등을 미리 소개하고자 한다.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국립박물관 80주년이며 또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 개관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박물관은 올해 박물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대와 가치를 이어주는 융합의 박물관'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는 전환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아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을 새로운 다짐으로 내걸었으며 이를 위해 ▲세대를 이어주는 공감의 박물관 ▲시대를 이어주는 열린 박물관 ▲문화의 가치를 이어주는 융합의 박물관 ▲문화 다양성을 함께 나누는 공존의 박물관을 올해 모토로 제시했다.
먼저 올해 광복 및 국립박물관 80주년을 맞아 평화와 국난극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와 문화행사를 마련했으며 용산 이전 후 20년간의 발자취와 성과를 기억하는 전시도 진행된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조명하는 특별전 <이순신>(2025.11~2026.3), 마라톤의 영웅 손기정 선생을 기리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2025.7~12)와 심화전시 <독립을 향해 함께 하다>(2025.8~10), 용산 개관 후 20년간 조사 연구를 통해 가치가 재조명된 소장품 20건과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ESG 전시 방식으로 소개하는 <Connect20 : 사람을 잇다, 기억을 엮다>(2025.7~12) 등이 대표적인 행사다.
오는 10월 28일에는 디지털 및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문화유산의 과학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보존 기능을 확대한 박물관 보존과학센터가 확대 건립되며 어린이박물관의 확장 이전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식문화의 형성 과정, 배경과 의미를 연구하는 프로젝트 <끼니에서 수라까지>를 비롯해 목조 문화유산, 한국 금석문 연구 등 융합연구 프로젝트도 올해 계속된다.
특히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 아카데미를 확대해 학예인력을 대상으로 '현장 과제 중심 훈련'을 방향성으로 한 통합 보수교육을 시행하게 된다. 이 교육은 박물관 예비 인력인 대학(원)생과 더불어 미취업 학예사자격증 소지자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문화 다양성'을 앞세운 계획도 있다. 바로 상설전시실에 <이슬람실>(2025.11~2026.10)이 신설된다는 것이다. 카타르 이슬람예술박물관 소장품 96건이 전시되는 이 전시는 최초의 이슬람문화 상설전시로 1,400여 년에 걸친 이슬람 역사와 문화의 광대함을 소개해 이슬람 세계의 복합적인 문화 전통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한편 오는 8월 23일부터 29일까지는 디지털 헤리티지 관련 최신 연구 결과 및 기술을 공유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국제 심포지엄 '2025 CIPA SEOUL'이 개최된다. 이 행사는 문화유산 기록과 보호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기구의 행사로 문화유산의 보존 및 관리를 위한 정보, 기록 관련 국제 협력을 추진한다.
박물관 특별세션 주제로 '박물관에서의 디지털 헤리티지 활용과 공유'가 제시되며 연구 결과와 기술을 서로 공유하며 박물관 융합연구 역량 및 관련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국제 리더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충주에 국립충주박물관이 신규 건립되며 국립진주박물관이 구 진주역사 자리로 이전한다. 또 국립광주박물관에는 '도자문화관', 국립부여박물관에 '백제국보관', 국립대구박물관에 '복식문화관', 국립청주박물관에 '디지털문화관'이 올해 건립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전체 관람객 수 1,091만명, 외국인 관람객 수 35만명으로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외부 주최로 진행된 특별전의 관람객 수를 뺀 슷자가 늘어나야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을 올해 기조로 삼은 만큼 박물관이 대중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내외방송이 주목하는 2025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1. 특별전 <오세아니아 : 대양의 예술>(2025.4.30~9.14)
'인디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집중 조명했던 지난해 특별전에 이어 올해는 태평양 지역 원주민들의 역사 문화 예술을 국내 최초로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이 소장한 조각, 공예품, 장신구, 의례용품 등 170여 점이 전시되며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지금 오세아니아가 겪고 있는 주제도 다루면서 인류 공동체로서의 공감성을 일깨울 예정이다.
2. 특별전 <이순신>(2025.11.28~2026.3.3)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내놓은 '카드'. 임진왜란 당시 무기 연구 및 발굴조사를 바탕으로 전쟁을 사실적으로 탐구하면서 전쟁 속에서 평화를 염원한 인간 이순신을 전시를 통해 조명한다. '충무공 전서', '평양성전투도' 등 각종 자료를 통해 이순신을 어떻게 관람객들에게 새롭게 각인시킬 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