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뉴스=정영훈 기자)국민의당 전당대회가 8·27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당권 주자 3명은 휴일인 6일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의 출마 정당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당 혁신비전안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의 현재 상황을 '심정지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심장이 정지돼 쓰러진 환자는 전기충격을 줘야 살아난다. (자신의 출마선언으로) 당이 들썩들썩하고 있는데,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독배를 마시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당과 운명을 같이하겠다."
"(안 전 대표의 출마는) 누울 자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 몰염치다."(천정배 전 대표)
"지난 1년 6개월간 사당화의 그늘에서 지지율 성적표가 5%가 됐다."(정동영 의원)는 표현으로 서로를 맹공격했다.
반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다른 시각도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참모그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한 것은 유력 당권 후보인 천 전 대표나 정 의원에게 당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5·9대선 패배 이후 안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좁아진 데 대한 조바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 후 안 전 대표를 돕던 현역 의원들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며 "지지 세력과도 거리가 생기다 보니 조급증이 생겨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과거 열린우리당의 창당 주역인 천 전 대표나 정 의원이 당권을 잡는다면 제3당으로서의 국민의당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얘기다.
안 전 대표를 돕는 한 현역 의원은 "두 후보가 나서면서 전당대회가 '올드보이의 귀환'의 장이 됐다"며 "국민의당의 ‘새 정치’에 맞는 인물이 전당대회에 나왔다면 안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와 정 의원도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를 맹렬히 공격했다. 천 전 대표는 "대선 패배 책임으로 공석이 된 지도부에 패배한 후보가 들어간다는 것은 구태 중의 구태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런 지도력으로 1, 2년을 더 이끈다는 것은 당이 소멸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의원 10명은 6일 밤 늦게 회의를 열고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만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이날 밤 9시께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7일 오후 5시에 조배숙 의원을 포함한 의원 1~2명이 대표자로 참석해 안 전 대표와 직접 면담을 통해 이같이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