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부인 민주원씨 "미투 아닌 불륜"...김지은 측 "2차 가해"
안희정 부인 민주원씨 "미투 아닌 불륜"...김지은 측 "2차 가해"
  • 석정순 기자
  • 승인 2019.02.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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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 페이스북 캡처)
▲(사진=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 페이스북 캡처)

(내외뉴스=석정순 기자)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가 "이번 사건은 용기 있는 ‘미투’가 아니라 불륜 사건"이라며 SNS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올렸다.

14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린 민주원 씨는 "김지은 씨와 안희정 씨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김지은 씨는 안희정 씨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그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자신이 안희정 씨와 부부관계이기 때문에 그를 두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며 "거짓말을 하나씩 밝히겠다"며 상화원 사건에 대해 길게 서술하면서 상화원 내부를 담은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민씨는 “지금 생각하면 안희정씨를 깨워 자기 방으로 데려가려 했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날 오후 김씨가 자신에게 전화해 “간밤에 도청 직원들과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취해서 술을 깨러 옥상에 갔다 내려오다가 제 방이라 잘못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사과했다고 말했다. 민씨는 “자신의 방인 줄 알았으면 왜 그렇게 살며시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와 조용히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씨의 글이 나오자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차 가해”라며 항의했다. 공대위는 “가해자 가족에 의한 2차 가해는 일반적이고 많이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라며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가해자 가족의 글은 1심 재판에서도 펼쳤던 주장이며, 2심 재판부에서는 다른 객관적 사실 등에 의해 배척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1심 재판에 민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8월 18~19일 안 전 지사 부부가 주한중국대사 초청행사로 충남 보령에 있는 휴양시설 콘도인 '상화원'에 머무를 당시, 김씨가 새벽 부부침실로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안 전 지사 부부를 내려다봤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같은 건물의 숙소 2층에 묵던 안 전 지사 부부 방에 몰래 들어갔는지가 쟁점이었고, 김씨는 “방 안에 들어가지 않았고, 안 전 지사가 다른 여성을 만나 불상사가 생길까 봐 문 앞에서 쪼그리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면서 "방 안에서 인기척이 나자 놀라서 내려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1심과 2심에서 김씨가 "안희정씨의 부적절한 만남을 저지하기 위해 침실 앞에서 쪼그려 앉아 지키고 있다가, 방문 불투명 유리를 통해 누군가를 마주쳤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민씨는 "모두 거짓말"이라며 "침실 앞에 쪼그려 앉아있다 일어나면 벽 밖에 보이지 않는 구조고, 상부에 불투명한 유리가 있어 앉은 상태로는 누군가와 마주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묵었던 침대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문 앞에서는 눈을 마주칠 수 없고 이후에 김씨가 사과했던 정황,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김지은씨가 1심에서는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방 앞을 지켰다고 주장하다가 2심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성폭력 가해자를 지키기 위해 방 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잠이 들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인지,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당일 건물 옥상에서 문자를 보낸 중국 여성과 만난 사실은 인정해, 불상사를 우려한 김씨 주장이 믿을만하다고 보고 김씨의 말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 부부 침실에 몰래 들어가 부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씨는 "황당한 주장을 성인지감수성을 가지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제가 경험한 그 날의 김지은 씨의 부부침실까지 침입한 엽기적 행태를 성폭력의 피해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저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는 2심의 유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이라 추가로 제기된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는다. 다만 2심이 진술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할 경우는 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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